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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민방위장에서 구정홍보한 신연희 강남구청장 “듣기 싫으면 귀 막으세요”
민방위 교육장서 한전 부지 관련 해명, 비판 쏟아내
“민방위 교육과 무관한 얘기 아니냐” 시민 항의에
신 구청장 “듣기 싫으면 나가세요”, “귀를 막으세요”



[헤럴드경제=이지웅 기자] 신연희(67ㆍ사진) 서울 강남구청장이 수백명의 시민이 모인 강남구 민방위 교육장에서 약 20분간 서울시와의 갈등 사안을 언급해 일부 시민이 항의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특히 신 구청장은 민방위 교육과 무관한 얘기를 하고 있다는 시민들 항의에 “안듣고 싶으신 분들은 나가세요”, “귀를 막으세요”라고 받아쳐 논란을 빚고 있다.

16일 강남구와 참석자들에 따르면, 지난 13일 대치동 강남구민회관 강당에서는 오후 2시∼6시 예정으로 민방위 교육이 열렸다.

메르스 탓에 중단됐던 교육이 수개월만에 다시 열린 첫 날이어서 400여명 수용 규모였는데 ,실제로는 1000명 가까운 인파가 몰렸다.

이날 신 구청장은 2시 10분께 인사말을 하기 위해 교육장 단상에 올랐다. 

신 구청장은 처음 5분여간은 북한 목함지뢰 사건, 강남구의 높은 국기 게양율 등 안보 관련 얘기를 하다가 “안보뿐만 아니라 국가의 현안, 강남구의 현안을 아셔야한다”며 서울시와 갈등을 빚고 있는 한전 부지 기여금 활용 문제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청중이 웅성대자 신 구청장은 “말씀드릴까요, 말까요. 관심없으세요?”라고 물었다.

청중 사이에서 처음으로 “그게 민방위 훈련이랑 뭔 상관이에요?”라는 항의가 나왔다.

이에 신 구청장은 “안보도 중요하지만 지역 현안도 중요하다”며 “오해가 많은데 젊은분들 만날 기회가 없으니 이 자리를 빌어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분위기가 여의치 않자 신 구청장은 “안 듣고 싶으신 분들은 제 얘기 끝날 때까지 강당 밖으로 나가십시오. 제가 잡지 않겠습니다. 말씀드릴까요, 말까요”라고 했다.

다시 청중 사이에서 “한전 부지 문제가 민방위 교육하고 무슨 상관입니까” “녹화해서 (인터넷에) 올려도 됩니까” “(민방위 훈련은) 의무인데 왜 나가라고 합니까” 등 항의가 터져나오며 소란이 일었다.

이런 가운데 신 구청장은 거듭 항의하는 한 남성을 가리키면서 “선생님, 그럼 귀를 막으세요”라고 했다.

잠시 후 항의가 가라앉자 신 구청장은 10여분간 발언을 했다.

주요 내용은 한전 부지 기여금을 영동대로 개발에 우선적으로 써야 하는 이유였고, 이를 막는 서울시에 대한 비판 등이 곁들여졌다.

발언 내용을 보면 “(서울시가) 기여금을 강탈하는 게 말이 되느냐”, “강남구가 서울시 세금 16%를 기여하는데 이것은 4∼5개 구의 역할이다”, “영동대로 개발을 안 하는 것은 강남 경제를 죽이는 것이다”, “언론에서 이러고저러고 비난이 많은데 사필귀정이다. 정의는 승리한다” 등이었다.

마지막에는 서울시와 갈등 중인 또 다른 사안인 세텍(SETEC)부지 내 시민청 건립 문제를 언급하며 “(서울시 방침이) 말이 되느냐”라는 말도 했다.

이날 교육에 참석한 정모(36)씨는 “누가 봐도 민방위 교육장을 정책 홍보장으로 활용하는 모습이었다”며 “이날 참석한 인근 직장인 상당수는 강남구 주민이 아니었는데 우리가 왜 이런 얘기를 듣고 있어야 하는지 대부분 짜증을 냈다”고 했다.

정씨는 “항의하는 시민들에게 ‘나가라’, ‘귀를 막아라’라고 할 땐 다들 황당해했고 실소를 터뜨렸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강남구 공보실 관계자는 “구 주민들이 평소 서울시와 대립하는 문제를 궁금해하니까 답답해서 이를 설명하기 위해 가진 자리였다”며 “‘나가라’, ‘귀를 막아라’ 등의 발언은 몇 사람 때문에 꼭 할 말을 안 할 수가 없으니 듣기 거북하면 교육장 밖에 잠깐 나갔다가 들어오라는 의미였다”고 해명했다.

신 구청장은 옛 한전 부지의 새 주인이 된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기여금 1조7000여억원을 영동대로 개발에 우선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시와 갈등을 빚어 왔다. 최근에는 강남구를 강남특별자치구로 독립시켜달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plat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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