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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판 블프’ 실망한 알뜰족들 ‘해외 직구’ 노린다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 직장인 유모(27ㆍ여) 씨는 최근 한 미국 의류 브랜드의 스웨터를 국내 매장에서 5만원 가량에 판매하는 것을 봤다. 혹시나 싶어 미국 온라인 판매 사이트에 가보니 해당 의류는 7달러나 할인을 한 33불에 팔고 있었다. 한국보다 1만 5000원 이상 저렴한 셈이다. 유 씨는 “국내에서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하는 만큼 미국보다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을 거라 기대했는데, 외려 일반적인 해외 세일가보다 비싸니 이해할 수 없었다”고 황당해 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한국 블랙프라이데이’에 실망한 소비자들이 해외 직접구매(직구)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한민국 최대규모의 유통업계 할인 행사라는 대대적인 광고가 무색하게, 해외 현지나 온라인 최저가보다 비싸게 파는 경우가 수두룩했기 때문이다.

차라리 해외 세일 기간에 맞춰 직구를 하겠다며 지갑 닫는 알뜰족들도 늘고 있다.

실제 미국에선 오는 14일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가 끝나기도 전에 소규모 세일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10월 둘째주 월요일인 ‘콜롬버스 데이’ 전후에 해외 사이트 등을 중심으로 크고 작은 할인행사가 열리기 때문이다.

또 다가오는 ‘할로윈 데이’ 기간엔 ‘블랙프라이데이의 예고편’이라고 할 정도로 대대적인 세일이 벌어진다.

11월에는 ‘재향군인의 날 세일’과 ‘추수감사절 세일’, ‘블랙프라이데이 세일’ 등이 연달아 열린다. 그야말로 두달 내내 세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겨울을 앞두고 미국 등 해외 온라인 쇼핑몰들이 일제히 가을 세일에 돌입한 것도 알뜰족들이 한국 블랙프라이데이를 외면하는 요인이다.

국내 직구족들의 상당수가 이용하고 있는 대표적인 해외 의류 쇼핑몰 ‘아소스(ASOS)’도 최근 850개 브랜드가 참여하는 세일을 시작했다. 할인폭도 최대 50% 선이고, 일부 품목은 60% 이상의 할인율을 보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알뜰족들 사이에선 “당장은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10월과 11월 필요한 걸 직구하자”는 얘기가 나오는 실정이다.

보통 이 시기, 적게는 30%, 운이 좋으면 원하는 상품을 최대 90%까지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장인 최모(26ㆍ여) 씨도 “미국 블랙프라이데이가 아니더라도 올 연말까지 저렴하게 물건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많으니, 굳이 한국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에 구입을 해야할 필요성을 못 느끼겠다”고 털어놨다.

한편, 이러한 분위기에도 정부는 한국 블랙프라이데이가 내수진작에 효과가 있다고 보고 이를 내년부터 정례화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느끼는 할인율이 턱없이 낮은 것은 물론, 편의점ㆍ전통시장 등 중소업체 참여가 미비하다는 점 등 풀어야 할 숙제가 적잖다.

전문가들은 “한국 블랙프라이데이가 성공적으로 시행되기 위해선 유통업체와 제조업체 등이 함께 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줘야 한다”며, “최소한 6개월에서 1년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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