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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등학생에게도 존댓말을 써라” 교보문고의 경영지침 5가지
[HOOC=김성환 객원 에디터]서울 광화문의 랜드마크, 교보문고. 도심 한복판에 있는 서점인 이 곳은 책을 파는 단순한 곳이 아닙니다. 광화문 사거리 한복판에 있는 교보생명 본사 외벽에 걸린 광화문 글판은 1년에 4번, 계절이 바뀔 때마다 옷을 갈아입으며 지친 도시인들의 마음을 아름다운 글귀로 채워주는데요.

이런 교보문고의 경영지침에 대한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화제입니다. 
서울 광화문 사거리의 교보문고 광화문 글판

먼저 교보문고의 창업자인 故 신용호 회장은 일제 강점기 독립 운동 자금을 지원한 민족 사업가로 유명합니다. 1940년 24살 나이에 베이징에 곡물회사 ‘북일공사’를 설립했던 신용호 회장은 이후 민족시인 이육사와의 만남을 계기로 사업을 통해 독립운동을 지원하겠다고 결심했고, 그 후 거액의 독립 운동 자금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광화문 교보생명 사옥이 건설된 후 많은 임원들은 지하에 상가를 세워 임대료 수입을 벌자고 제안했지만 ‘서울 한복판에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서점 하나 쯤은 있어야한다’며 신 회장은 1981년 서울 광화문 사옥 지하 1층에 교보문고를 열었습니다.

이후 신 회장은 다섯가지의 영업 지침을 정했다고 하는데요.

▷모든 고객에게 친절하고 초등학생에게도 반드시 존댓말을 쓸 것▷책을 한 곳에 오래 서서 읽는 것을 절대 말리지 말고 그냥 둘 것▷책을 이것 저것 빼보기만 하고 사지 않더라도 눈총 주지 말 것▷책을 앉아서 노트에 베끼더라도 말리지 말고 그냥 둘 것▷책을 훔쳐 가더라도 도둑 취급해 절대 망신주지 말고 남의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가서 좋은 말로 타이를 것이 그 것입니다.

위 내용 중 책을 오래 읽는 독자를 말리지 않고, 책을 베끼더라도 말리지 말라는 등의 지침은 책을 이윤의 수단이 아닌, 시민을 위한 문화적 도구로 생각한 신용호 회장의 경영 철학을 엿볼수 있는 대목입니다.
교보문고에서 앉아서 책을 보는 시민들

한편 지난 2003년 암 투병 끝에 작고한 신용호 회장은 임종 당시 아들인 신창재(현 교보생명 회장)에게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겸손해야 한다. 아무쪼록 국민교육진흥과 민족자본형성이라는 회사 창립 이념을 잊지 마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故 신용호 회장이 광화문 글판을 만든 일화도 의미가 있습니다. 서울 최고의 중심지에 있는 사옥을 놓고 기업 홍보 또는 광고를 위한 간판을 제작할 수도 있었지만 당시 신용호 회장은 “광화문사거리가 유동인구가 많고 이목이 집중되는 곳이니, 시민들에게 좋은 글귀를 소개하면 좋겠다”고 강하게 제안했다고 합니다.

sky0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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