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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플앤데이터] 금호산업 가격협상- 타이어 직장폐쇄… 박삼구의 해법은?
[헤럴드경제=조동석 기자]박삼구<사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계산기가 쉼없이 돌아가고 있다. 그룹 재건을 위해 금호산업을 품에 안아야 하는 지상과제를 떠안은 박 회장. 하지만 앞길은 여전히 녹록치않다.

2002년 그룹 회장직에 오른 그는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인수하며 덩치를 키운다. 이게 화근이었을까. 불어닥친 유동성 위기로 그룹은 2010년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다.

5년이 지난 올해, 박 회장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계열사들이 속속 정상화의 길을 걷는데 이어 금호산업 채권단은 한 차례 유찰을 거친 뒤 ‘50%+1주’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가진 박 회장과 매각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채권단이 제시한 금호산업 매각 가격은 1조218억원에서 7935억원으로 내려왔다. 그래도 박 회장 측이 제시한 6503억원과 차이는 아직도 크다.

사정이 이런 가운데 다급해진 쪽은 채권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매각이 지지부진해지면 기업의 가치는 점점 더 떨어지고, 그 피해는 금호그룹은 물론 주주와 채권단의 몫이 돼 버린다. 채권단이 판을 깼다는 비난이 더욱 거세질 수 있는 대목이다. 더욱이 앞선 호반건설의 입찰가(6007억원)보다 훨씬 더 많이 받을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 회장 측은 최근 채권단의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파고들고 있다. 채권단은 지난달 1조원대의 매각가를 제시하면서 실사가격인 주당 3만1000원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90%로 반영했다. 박 회장 측은 프리미엄은 실사가격이 아닌 시가에 대비해 적용하는 게 관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업은행은 금호산업 인수를 추진 중인 박 회장 측에 인수 가격을 다시 써내라고 지난 4일 통보했다. 연내 매각을 위해선 채권단과 박 회장 측이 이달 말까지 매매계약을 체결해야 한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7935억원에 금호산업을 시장에 매각하는 방안과 박 회장과 재협상 중 재협상을 선택했는데, 키를 박 회장 측이 쥔 셈이 돼 버렸다. 자금력 부족으로 힘에 부칠 것 같았던 인수전에서 박 회장의 뚝심이 발휘되고 있다.

그의 뚝심은 금호타이어 노조의 파업에서도 드러났다. ‘직장 폐쇄’라는 초강수를 뒀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말 힘겹게 워크아웃을 졸업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파업으로 경쟁력을 갉아먹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올해 경영방침은 ‘자강불식(自强不息ㆍ끊임없는 자기노력)’. 수많은 부침(浮沈)을 겪은 박 회장의 그룹 재건 해법은 가까운 곳에 있다.

dsch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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