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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플-넷플릭스-구글-아마존의 ‘TV 전쟁’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의 TV 전쟁이 한창이다. 애플과 구글, 넷플릭스, 아마존 등은 인터넷을 통해 비디오를 시청하는 스트리밍 TV 서비스 부문에서 새로운 정책과 사업을 추진하며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인터넷 TV가 동영상 시청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떠오르면서 셋톱 박스 제조 뿐 아니라 스트리밍 서비스, 컨텐츠 제작에 이르기까지 각 기업들은 사업 역량 강화에 돈과 힘을 쏟고 있다. 

 
애플 CEO 팀 쿡.

오는 9일 아이폰 신작과 함께 ‘애플 TV’ 새 모델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은 최근 영화 및 TV 시리즈 제작을 모색하고 있다. 최근 미국의 영화연예전문지인 버라이어티는 단독 보도를 통해 애플이 오리지널 프로그램 제작 사업 진출을타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플 내부 정보를 잘 아는 복수의 익명 취재원을 인용해 밝힌 기사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몇 주간 할리우드 인사들과 접촉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과 관련한 논의를 해왔다. 할리우드 인사들과 오고간 논의 내용은 애플 TV 콘텐츠 계약을 담당하는 부사장 에디 큐에게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러한 내용에 대해 애플은 공식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버라이어티는 전했다. 애플과 접촉한 할리우드의 한 영화 제작사 고위 임원에 따르면 애플은 세계 최대 유료 방송 서비스사인 넷플릭스와의 경쟁을 위해 장기적인 독점 방영권을 확보할 수 있는 TV시리즈나 영화 등 콘텐츠의 개발과 제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애플 소식통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까지 제작 담당 조직과 역량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수개월 내에 헤드헌팅 회사들에 구인을 의뢰할 것 예정이다. 

넷플릭스 CEO 리드 해스팅스.

업계에서는 애플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제작업 진출이 놀랄만한 일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이미 애플은 아이튠스와 애플 뮤직, 애플 TV 등을 통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유통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애플같은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제조사가 자기 제작 콘텐츠까지 확보한다면 가입자를 더 많이 유치하고 플랫폼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애플 TV 뿐 아니라 스트리밍 TV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LA타임스는 애플이 영화 및 TV 시리즈 제작으로 고품질의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를 독점 확보하게 되면 상대적으로 저가인 구글, 아마존, 로쿠 등 스트리밍 TV 셋톱 제작사와의 경쟁에서 애플 TV가 고가의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유료 TV 서비스사들은 자체 제작 및 투자로 콘텐츠를 독점 확보하는데 열을 올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TV시리즈인 ‘하우스 오브 카드’와 ‘오렌지 이스 더 뉴 블랙’ 등을 자체 제작했고 아마존도 역시 ‘트랜스페이런트’을 만들어 큰 인기를 끌었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세계 최대 가입자를 확보한 비디오 스트리밍 TV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및 투자를 포함해 올해 30억달러, 내년 50억달러를 컨텐츠 확보에 투자할 예정이다. 이미 꾸준히 할리우드 출신 인력 확보에 공을 들여온 아마존도 올해 17억달러를 콘텐츠에 투자한다.

한편, 최근 넷플릭스와 아마존, 시스코, 구글,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모질라 등 기업들은 ‘얼라이언스 포 오픈 미디어’(가칭)를 결성하고 공동으로 개방형 비디오 포맷을 개발하기로 했다. 고품질의 비디오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공동의 포맷을 만들고자 ‘연합군’이 형성된 것이다. 이를 통해 각 기업은 별도의 수수료 및 로열티를 물지 않고 각각의 플랫폼과 네트워크에서 호환되는 표준 포맷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이 동맹이 공동의 포맷 개발로 이뤄질 경우 독자적인 운영체제와 플랫폼을 고수해왔던 애플이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주목된다. 애플은 현재 개방형 비디오 포맷 보다는 퀵타임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일 애플이 독자적인 노선을 걷게 된다면 모바일 부문에서 다수의 제조사들이 기반한 안드로이드와 애플 아이폰ㆍ아이패드의 IOS 간 경쟁처럼 비디오 스트리밍 시장도 양분될 가능성이 크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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