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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직 기자의 치열한 하버드 MBA수업記
필립 델브스 브러턴 지음, 조윤정 옮김, 어크로스
또 하버드 관련 책이다. 식상하지만, 그래도 집어든 이유는 ‘까칠한 저널리스트의 하버드비즈니스스쿨 분투기’(아마도 출판사가 한국어판에만 붙인)라는 소제목 때문이었다. 동종업계에 있던 저자의 도전이 궁금했다. 저자는 10년 간 기자생활을 하다 싫증을 느끼고 하버드MBA를 돌파구로 선택했다.

경영학 문외한인 저자에게 하버드MBA는 말그대로 전쟁이었다. 용어 자체가 외계어였다. 특히 재무파트가 그랬다. “나는 냇물에 발을 담그고 물고기 떼를 들여다보고 있는 곰이 된 기분이었다.(…) 물속으로 쉴 새 없이 앞발을 집어넣었다. 이따금 뭔가가 걸리기는 했다. 그러나 다른 10개는 놓쳐버리고 말았다”

이런 식의 수업 경험담이 이어진다. 구직 경험담도 있다. 특히 ‘구글 도전기(記)’는 사실상 ‘구글 비판기(記)’다. 무려 14번의 면접을 보다가 스스로 포기했다. “자존심을 땅에 질질 끌고 다녀야 할 형편이었다”는 말에 불쾌감이 그대로 묻어난다. 뒷끝도 작렬한다. “컴퓨터에서 구글 기능들을 제거하고, 기본검색엔진을 야후로 바꿨다. 구글 관련 글과 기사는 쓰레기통에 처넣었다”

기자의식을 되살려내 따끔한 비판도 잊지 않았다. 엔론 사태와 금융위기의 주범인 동문들이 진정한 반성 없이, 남 얘기하듯 문제를 거론하는 등 여전히 거만한 엘리트 의식에 사로 잡혀 있다는 것이다.

하버드MBA를 가볍게 간접경험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한다.

김필수 기자/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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