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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스타트업, ‘정글의 법칙’]② 美 500스타트업 김치펀드 2호팀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
[헤럴드경제=황유진 기자]성공하는 스타트업의 대부분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많은 돈을 벌기 위해서 창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불편하다고 느끼지만 대다수가 지나쳤던 것을 개선해보겠다고 총대를 메는 일. 그것이 창업의 첫 출발인 것이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투자기관인 500스타트업의 보육프로그램(배치)에 두 번째 한국팀으로 선발된 코노랩스ㆍ채팅캣ㆍ비렉트도 마찬가지다. 이들은 지금보다 더 편리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포부 하나로 물설고 낯선 미국 샌프란시스코 마운틴뷰 사무실에 모였다. 4개월 간의 프로그램 막바지에 이르러 데모데이를 앞둔 이들은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라고 입을 모았다. 산넘으면 또 산이 있는게 스타트업의 정석이라는 말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중이라고 했다.

“시간관리를 해주는 비서가 있다면?”=“시간은 매우 아까운 거에요, 더욱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데 그렇게 관리를 하기에는 귀찮은 면이 있는 것도 사실이죠. 그래서 인공지능 기반의 스케줄링 서비스를 해주는 ‘코노’를 만들게 됐습니다.”

다음의 초기 멤버이자 여성 개발자 출신인 민윤정 코노랩스 대표는 “다음의 벤처육성기관이었던 다음넥스트인큐베이션스튜디오(NIS)에 몸담고 있을 때 기술기반 스타트업을 직접 시작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일상생활의 비효율을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아이디어로 개선해보고 싶었다”고 창업 동기를 밝혔다. 그러던 와중에 다음ㆍNHNㆍSKT에서 개발팀을 운영해온 송민철 최고기술책임자(CTO), 류중희 퓨처플레이 대표와 의기투합해 지난해 12월 ‘코노랩스’를 설립했다.

코노랩스는 인공지능 기반의 약속 잡기 솔루션 개발을 핵심으로 한다. 코노 앱에 일정을 등록해 놓으면 해당 일정의 성격과 상대방의 위치 등을 고려해 최적의 시간과 장소를 추천해주고 이메일, 문자 메시지, 모바일 알림으로 초대장을 대신 발송해 준다.

민 대표는 “맛집이나 위치 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해 더욱 개인화된 스케줄링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도 갖고 있다”면서 “향후에는 습관이나 행동 패턴을 고려한 일정관리, 비는 시간에 무엇을 하면 좋을 추천해주는 등 말 그대로 인공지능 비서역할을 하는 서비스로 진화시킬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노랩스는 지난달 미국과 한국의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 등에 ‘코노1.0’ 버전을 정식 출시했다. 그는 “시장마다 성격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세세하게 챙기고 반영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면서 “글로벌 진출에 지렛대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투자자와 인연이 된다면 더욱 빠른 시장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투자기관인 500스타트업의 보육프로그램(배치)에 두 번째로 선발된 한국팀. 왼쪽부터 김용경 채팅캣 대표, 민윤정 코노랩스 대표, 윤치형 비렉트 대표. 이들은 “데모데이가 끝나면 그 때부터가 진짜 시작”이라면서 “향후 투자 유치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으로 서비스를 확대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영어를 잘 못해도 영문 이메일을 작성할 수 있다면?”= “업무상 혹은 개인적으로 영어 이메일을 써야할 때 써 놓고도 맞는지, 틀렸는지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래서 영어문장을 실시간으로 교정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어요”

채팅캣은 영어로 작성한 문서, 이메일 등에 대해 700여명의 영어권 원어민들이 실시간으로 교정해주는 서비스를 한다. 김용경 채팅캣 대표는 “나 역시 토종 한국인으로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니고 일도 한 경험이 있지만 영어 문장을 쓰는데 고생한 적이 있다. 개인적인 경험을 토대로 이런 서비스가 있으면 영어 울렁증이 있거나 즉각적인 교정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창업 동기를 밝혔다.

창업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아 가입자가 3만 명을 넘어서는 등 사용자들의 반응도 좋다. 일종의 ‘맛보기’ 무료 서비스에서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는 비율도 상당 수다.

처음부터 쉽지만은 않았다. 김 대표는 “뜻이 맞는 개발자를 만나지 못해 직접 배워서 개발을 해야 겠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눈물의 시간을 보냈던 적도 있었다”면서 “이제는 많은 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아 물러설 수도 없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도움을 주신 분들께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고 말했다.

그는 500스타트업의 배치13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미래부의 ‘본투글로벌’ 프로그램 등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컨설팅 지원을 받으며 채팅캣 서비스를 개선시키는데 역량을 집중해왔다.

김 대표는 배치13 프로그램 진행 기간 중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앱 마켓에 채팅캣 정식 버전을 출시하고 본격적인 투자유치에 들어갔다.

“내가 원하는 동영상을 쉽게 제작할 수 있다면?”= “동영상을 제작하고 싶어도 딱 맞는 제작사를 찾는 과정이 쉽지 않거든요. 누구나 원하는 동영상이 있으면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제작사의 포트폴리오와 가격 등을 비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윤치형 비렉트 대표는 동영상 만들고자 하는 수요자와 제작자를 연결해주고, 제작과정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주는 서비스를 한다. 윤 대표 본인도 과거 기업에서 일했던 당시 서비스 설명 동영상 하나를 만드는데 제작사를 찾는 과정이 너무 힘들어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등에서 개발자로 일했던 그는 직접 이런 불편함을 해결해보자는 생각에 주저 없이 회사를 그만두고 지난 2011년 창업했다.

윤 대표는 “미국 현지에 와서 서비스 개선을 위한 고군부투 과정을 거치면서 힘든 순간도 많았지만 최근 미국시장에 베타서비스를 내놓고 첫 고객이 생겼을 때가 가장 큰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데모데이 이후 100만 달러 이상의 적극적인 투자유치 통해 비렉트를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시키고 싶다고 했다.

윤 대표는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이제는 텍스트 보다는 동영상 제작 및 동영상 서비스에 대한 증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이런 추세에 맞춰 비렉트의 시장도 함께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기대했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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