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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이터랩]“정박은 없다”…공격경영 속도올리는 다음카카오 김범수號...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추진-잇단 벤처 M&A·투자…“빨리 가려면 혼자, 멀리 가려면 함께” 상생航海 주목
“배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 가장 안전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배의 존재 이유는 아닙니다.”

김범수 다음카카오 이사회 의장의 경영스타일을 잘 보여주는 이 말은 지난 2009년 한창 주가를 올리던 NHN(현 네이버)을 떠나면서 그가 남긴 말이다. 다음카카오 깃발을 꽂은 김범수 호는 여전히 정박할 기미가 없어 보인다. 오히려 새로운 항로를 스스로 개척하겠다는 자신감으로 항해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최근 다음카카오의 행보는 눈에 띌 만큼 공격적이다. 대규모 M&A(인수합병)를 단행하고 굵직한 해외투자에도 거침이 없다.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등 새로운 영역으로의 도전도 망설이지 않는다. 필요하다는 판단이 들면 과감한 의사결정과 투자를 서슴지 않는 모습이다.

다음카카오가 올해 들어 인수한 업체는 8개, 투자를 집행한 곳은 16개에 달한다.

굵직한 건만 살펴봐도 지난 5월에 내비게이션 ‘김기사’를 서비스하는 록앤올을 626억원에 사들이고, 같은 달 인도네시아의 인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패스’를 200억 원대(업계 추정)에 인수했다.

올해 1월 1000억 원 규모의 투자전문회사인 케이벤처그룹을 설립한 것도 활발한 M&A를 위한 포석이었다. 지난 5월 중고 디지털기기 거래 업체 ‘셀잇’에 이어 이달 초 자동차 외장수리 견적 업체 ‘카닥’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올해 초 다음카카오의 계열사로 편입한 투자전문회사인 케이큐브벤처스에서도 활발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

케이큐브벤처스가 올해 들어 투자한 기업은 모바일 게임 개발사 ‘슈프림게임즈’, 교육시스템 업체 ‘비트루브’, 옴니채널 개인화 플랫폼 업체 ‘데이블’, 문학 콘텐츠 서비스 기업 ‘모네상스’, 미드코어 모바일 RPG(역할수행게임) 개발사 ‘파라노이드 조이’, O2O(온라인ㆍ오프라인 연계) 홈케어 서비스 업체 ‘브랫빌리지’ 등 공개된 6곳을 포함해 총 16곳에 이른다.

다음카카오의 이 같은 몸집불리기는 김 의장의 평소 지론에 따른 것이란 평가가 많다. 그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상생 논리를 자주 언급한다. ICT(정보통신기술) 생태계 안에서 각 주체들이 서로 상생하는 관계가 돼야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의 장기적인 생명력이 담보된다는 의미다. 때문에 다음카카오의 잇단 광속 투자 행보는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기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고 엑시트(exit)한 뒤 또 다른 도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 벤처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김 의장의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모바일 플랫폼 사업자로서 다음카카오의 새로운 항해는 계속될 전망이다. 김 의장은 최근 한국투자금융지주 김남구 부회장과 만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다음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인가를 받게되면 23년만에 은행시장에 신규진입자가 탄생하는 역사를 함께 쓰게 된다.

황유진 기자/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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