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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ㆍ구리ㆍ철 폭락...‘원자재 수퍼사이클 끝났다’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달러 강세에 금 가격이 5년만에 최저치로 무너져 내렸다. 석유, 구리, 농산물까지 원자재 가격도 줄줄이 하락해 13년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금 등 귀금속은 전통적으로 달러 약세와 금융 위기 시기에 안전한 자산 도피처로 여겨졌지만, 최근 그리스 위기가 일단락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도 연내기준금리 인상 방침을 고수하면서 가격이 폭락하고 있다.

2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런던상품거래소에서 20일(현지시간) 금은 전 거래일보다 2.5% 떨어진 트로이온스 당 1104.6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역대 최고가이던 2011년 9월6일 1920달러에 비해 42%나 떨어진 수치다. 이 날 금 가격은 장 중 1088달러까지 떨어져 2010년 3월 이래 처음으로 1100달러대 밑으로 추락하기도 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단기적으로는 지난주 중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량이 시장 예상 치 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밝혀지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금 투매를 불렀다. 세계 최대 금 수요국인 중국은 2009년 이후 금을 겨우 600t 가량 늘렸다.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의 3분의 1이다.

금 뿐 아니다. 다른 금속들도 일제히 미끄러졌다. 플래티늄 가격은 5% 하락했다. 구리 가격은 톤 당 5400달러로, 6년만에 최저다. 최대 수요국인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에 증시 속락까지 겹친 탓이다. 철광석 가격은 역대 최고점 대비 77%나 폭락했다.

원유도 예외는 아니다. 이 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 당 50.15달러로 지난 4월2일 이후 최저치로 마감했다. 중국 수요 둔화세에 이란의 공급재개 부담이 가격을 끌어내렸다.

22개 주요 원자재 가격이 종합된 블룸버그 원자재지수는 이 날 2002년 이후 13년만에 최저를 나타냈다.
-금 가격 추이. FT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원자재 가격 급락이 단기적 조정이 아닌 구조적인 시장 변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FT는 “지난 10년 이상 계속 된 ‘원자재 슈퍼사이클’이 종식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바클레이즈의 케빈 노리쉬는 “거시경제와 공급 측면에서 위협 요인들이 많아 전망이 어렵다”고 지적했다.

IG의 에반스 루카스 시장 전략가는 금 가격이 연말까지 온스 당 1000달러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선 전날 금 투매가 지난 1월 중국 펀드의 구리 투매와 같은 방법으로 이뤄진 것으로 해석했다. 당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미국과 유럽시장이 문을 닫는 시간대에 아시아 시장에서 매도량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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