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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사람 - ‘보이스피싱 예방’감사장 한국씨티銀 남여진 보안요원>“세심한 관찰로 황혼고객 자산 지켰죠”
어르신 급한 돈 인출땐 보이스피싱 의심
수상한 전화땐 가족과 통화뒤 움직여야



지난 6월 말 인천에 위치한 한국씨티은행 연수지점. 보안요원 남여진(22ㆍ여)씨는 객장에서 여러 개의 통장을 지참하고 예금을 모두 인출하겠다며, 인출 전 잔액확인을 위해 ATM로 향하시는 할머니 한 분을 발견했다. 행동이 어딘가 이상했다. 영업점 출입문 밖에선 할아버지 한 분이 서성이고 있었다.

남씨는 이상한 낌새(?)를 직감했다. 그는 할아버지에게 객장의 할머니와의 관계와 용건을 물었다. 두 사람이 부부고, 할머니가 어딘가로부터 갑자기 전화를 받더니 은행에 예치한 돈을 찾으러 다니는 중이며 이미 타 은행에서는 예금을 인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보이스피싱이었다. 할머니가 여전히 통화를 하며 상대방의 지시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점까지 확인한 뒤엔 더 이상 망설일것도 없었다.

그는 먼저 창구 직원에게 예금 인출 요청 시 주의하도록 안내를 했다. 그리고 할머니에게 아직 통화 중인지를 문의한 후 대신 통화할 수 있는지 양해를 구하고 상대방과 전화 통화를 했다. 전화 상대방은 그에게도 본인이 ‘경찰청 금융관리팀 직원’이라고 밝혔지만, 남 보안요원이 신분을 밝히자 당황하며 전화를 끊었다.

남씨는 즉시 112에 신고를 하고 고객을 객장으로 모셔와 이 건이 보이스피싱이 의심되는 건임을 안내했다. 신고 이후 곧 인근 지구대에서 경찰관들이 출동해 상황을 파악하고 범인 검거를 위해 고객을 경찰서로 모셔갔다. 지난 7일 남씨는 인천 연수경찰서부터 보이스피싱 우수 예방사례로 감사장을 수여 받았다. 보안요원 3개월차인 그는 “아직도 얼떨떨하다”면서 멋쩍어했다.

그는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가 많이 늘었다”면서 “연세가 많으신데 큰 금액을 찾거나, 급하게 와서 돈을 찾는 경우 보이스피싱 피해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여성의 몸으로 보안요원 일이 힘들지 않을까. 그는 “이래봬도 태권도 4단”이라며 “어렸을때부터 경호원이 되고 싶었다. 지금은 경찰공무원이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남씨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지 않기 위해서는 꼭 한가지는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보이스피싱은 대부분은 가족의 신변과 관련된 얘기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은데 가족과 연락이 안된다고 돈을 보내거나 개인정보를 얘기해선 절대 안된다”면서 “침착하게 가족과 통화한 뒤 움직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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