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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영 원장의 교육칼럼] 초등학교 영어,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남해영 원장의 칼럼이 이제 초등부 편을 마지막으로 마무리 된다. 오늘은 수업이 없는 아침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대담을 시작했다. 현재 영어 교육 현장에서 초등학교는 가장 많은 교수법이 적용되는 시기이다. 따라서 학부모들 입장에서 가장 많은 혼란을 겪고 시행착오를 겪는 시기인 것이다.

그러나 첫 단추가 중요하듯 초등학교 때 영어에 잘못 접근하면 단기적인 실패 뿐 아니라 아이의 장기적 실패까지 염려되어서 어느 시기보다 정확한 진단과 로드맵이 필요하다. 지난 시간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혼란의 시기를 어떻게 대비해야 하는지 남해영 원장과 함께 이야기해 보자.

Q 초등학교 시기에 특히 강조되어야 하는 영역이 있는가?
A 초등학교 저학년일수록 학부모님들께서 말하기 중심의 어학원을 중요시 한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성인이 된 후 본인이 가장 어려워했던 영역이 말하기이기 때문에 그 중요성을 인식해서 서둘러 시키시는 듯 하다.

그리고 사실 말하기를 통해 아이들의 성과가 빠르게 나온다. 아직은 혀의 근육이 유연하기 때문에 발음도 상당히 좋다. 그리고 고학년이 되면서 내신이나 공인인증 시험 준비를 하게 된다. 문제는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초등 저학년과 고학년의 단절이 장기적인 영어 교육에서는 좋지 않다.

Q 장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영역과 단기적으로 접근해야 하는 영역은 어떻게 나뉘는가?
A 초등학교는 영어를 처음 시작하는 시기인 만큼 부모님들의 정확한 로드맵이 중요하다. 문제는 우리나라 정서상 빠르고 점수 위주의 학습에 익숙하기 때문에 학부님들이 장기적인 접근에 익숙하지 않다는 것이다. 일단 단기적인 것은 공인인증 시험이나 생활 회화, 단어 암기 등을 들 수 있다. 가끔 학부모님들께서 토플 등 공인인증시험 공부를 시키고자 영어 학원에 보내시는 경우가 있는데, 공인인증시험 대비 과정은 순수히 점수를 만드는 과정이기 때문에 영어 실력과는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다.

따라서 우선 아이가 영어를 쉽게 접할 수 있게 아이의 흥미와 관심을 잘 분석한 영어로 된 책을 접할 수 있게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이의 영어 능력을 다른 아이들과 비교하여 단기간에 잘한다, 못한다를 나누지 않고 아이가 해야 하는 최소의 양을 정한 후 접근해야 한다.

Q 초등학교 때 익혀야 하는 최소의 양이 있는가?
A 물론이다. 영어를 시작할 때 가장 먼저 아이들이 배우는 것이 음가 훈련, 즉 파닉스이다. 가끔 초등 저학년 어머니들 보면, 아이가 파닉스를 빨리 끝냈으면 하는 조바심을 가지고 계신 경우를 많이 봤다. 영어도 언어니까 실력이 늘었다는 것을 보기 위해서는 단어도 말하고 문장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접근은 매우 위험하다. 영어라는 언어 자체가 알파벳 기반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 배우는 파닉스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단어들이 50%정도 된다. 즉, 반이나 되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들이 파닉스를 배웠다고 영어의 단어들을 읽을 수 있고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스트레스만 주어서 영어에 대한 관심만 없앨 뿐이다.

만약 정말 아이를 위한 다면 초등학교 때는 읽기 위주 훈련과 음가의 조합 훈련을 위주로 공부해야 한다. 그리고 이 부분이 자연스러워 지면 초등 기본 단어인 800개를 익힐 수 있게 한다. 이렇게 최소의 양을 정하고 아이가 가지고 태어난 영어감각과 학습력을 보아가며 더 많은 양에 노출 시킬지 말지를 결정해야 한다. 절대 잘하는 아이 따라서 영어를 시키면 안된다. 영어는 평생 배우는 것이지 초등학교 때만 배우고 끝내는 것이 아니다.

Q 잘 알았다. 다만 음가의 조합이라는 말이 무슨 말인가?
A 우리말을 예로 들어보자. 많은 언어학자들이 우리나라 말을 ‘morning language’라고 말한다. 즉, 어떤 사람이 아침9시에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수업을 듣는다면, 점심 시간이 되어 식당에 가서 음식 이름의 뜻은 몰라도 읽을 수 있는 수준까지 된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즉 반나절 동안 배울 수 있는 언어라는 것이다.

이런 읽기가 가능한 것은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우리나라 한글의 소리조합을 익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어도 마찬가지로 접근해야 한다. 우리나라 아이들이 파닉스를 처음 배울 때 영어의 소리와 뜻, 철자를 함께 익히는 경우를 많이 본다. 문제는 이렇게 영어를 배우게 되면, apple 은 읽을 수 있지만 ample은 읽을 수 없게 되는데 있다. 서로 전혀 다른 단어이지만 소리 조합을 익힌 아이라면 a에 p를 합하는 대신 a에 m을 조합하여 읽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것이 음가의 조합이다.

Q 요약하면 영어 공부의 습관, 소리조합 연습, 그리고 기본단어 800개 완성인가?
A 그렇다. 위 세 가지가 먼저이고, 이러한 것들을 기초로 아이의 학습량과 흥미를 고려해서 영어공부의 계획을 잡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리고 앞서 말한 것처럼 초등학교 때는 특별한 목적이 없으면 점수 위주의 공부보다는 언어 자체의 표현력에 초점을 맞춰서 공부시켜 주길 바란다.

(상담문의 남해영 원장 skagodud@naver.com)

 


온라인뉴스팀/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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