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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민 적금ㆍ이민 스터디…2030 청춘이민족 新풍속도
[헤럴드경제=이세진ㆍ김진원 기자] #. 회사원 고영진(34ㆍ가명) 씨는 벌써 몇달 째 ‘이민 스터디’를 운영 중이다. 
인터넷 이민 정보공유 커뮤니티에서 ‘번개’로 만난 사람들과 오프라인에서 비정기적 모임을 꾸린 것. 
이민 희망국이나 비자 종류가 워낙 다양하고 복잡해 대행업체를 끼는 게 가장 간단하지만, 그만큼 비용도 많이 들어 함께 공부해 준비하자는 취지다. 
이따금 스터디원들과 이민정보 ‘알뜰쇼핑’에도 나선다. 단체로 업체 상담을 받거나 투자이민박람회에도 기웃거린다.



한국 사회의 비정상적 경쟁구조, 빈약한 사회안전망 등에 실망한 2030 젊은이들이 최근 해외이민에 적극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대행업체에 전 과정을 맡겼던 과거세대와 달리, ‘이민 쇼핑ㆍ이민 카톡방ㆍ이민 적금’ 등 젊은이들의 톡톡 튀는 이민 준비법이 눈길을 끈다. 

이미 인터넷 이민 관련 커뮤니티들은 활발하게 정보를 주고받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 

이용자들은 각국별 비자나 영주권, 취업 등에 관한 정보를 공유한다. 채팅 뿐 아니라 오프라인 ‘정모(정기모임)’나 ‘번개’가 이뤄지며 이는 이민 스터디로 이어지고 있다.

지방에서 북유럽 취업이민을 준비하는 김모(29) 씨는 인터넷을 통해 모은 스터디원과 카카오톡 ‘단톡방’을 개설했다. 

생각날 때마다 관련 기사나 후기, 논문 등을 올리며 서로 의지를 북돋우고 있다. 김씨는 “취업이민을 위한 영문 자기소개서를 써서 돌려보고 첨삭도 한다”며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모인 것만으로도 의지가 된다”고 말했다.

정보 수집 뿐 아니라 정착금을 모으며 적극적인 이민 준비에 나선 이들도 있다.

서울 모 사립대 스칸디나비아어과를 졸업한 박지민(27ㆍ가명) 씨는 취업 후 처음 만든 적금 통장에 ‘이민 적금’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대학시절 스웨덴에서 1년 간 교환학생으로 지내고 돌아온 경험이 이민 생각을 하게 된 촉매제가 됐다.

박씨는 “회사에서 북유럽으로 발령을 내 주면 좋겠지만 그것만 기다릴 수 없어 매달 월급의 3분의 1 정도 떼어 정착금 마련 목적의 목돈을 모으고 있다”고 귀띔했다.

최근 명문대 출신 ‘화이트칼라’ 직장인들 사이에선 북유럽 이민이 각광받는 추세다. 이들은 굳이 사무직만 고집하지 않고 블루칼라 관련 기술직도 불사하고 있다.

SYL글로벌 컨설팅의 새미 리 이사는 “안정적인 대기업 출신 20∼30대 상담자도 많이 찾는다”며 “젊은 사람들 사이에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복지 선진국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당장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투자이민을 계획하는 젊은이들도 있다.

지난 3월 부인과 함께 투자이민박람회에 다녀왔다는 펀드매니저 정모(38) 씨는 “지난 수년 간 투자이민을 염두에 두고 집이나 차 같은 고정 자산에 투자하기보다 유동자산 비율을 높여 적당한 때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업체 관계자는 “투자이민은 미국의 경우 50만~100만불, 캐나다는 160만불 투자가 필요해 젊은이들이 선뜻 나서기 어렵지만 길게 보고 계획하는 사람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jin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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