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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쓰레빠를 벗고 슬리퍼를 신다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쓰레빠. 사전에도 없는 용어다. 게다가 쓰레빠라는 명사는 ‘신는다’는 동사보다 ‘(질질) 끌다’라는 동사와 더 잘 어울리는 주어이기도 했다. 패션너블한 것과는 무관했던 아이템.

쓰레빠가 부활했다. ‘슬리퍼’라는 제 이름을 찾고 올 여름 가장 핫한 슈즈로 거듭나고 있다.

사실 슬리퍼의 유행은 이미 2년여전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2013년 SS 컬렉션에서 셀린느의 모델들은 바닥에 퍼(Fur)를 깐 납작한 슬리퍼를 신고 런웨이 무대에 등장했다. 스포티즘과 실용주의에서 파생한 ‘놈코어(Normcore)’ 트렌드에서 격식을 무너뜨린 슬리퍼 스타일의 슈즈는 새로운 히트상품이 됐다.

이후 국내 유명 디자이너 컬렉션에서도 슬리퍼가 잇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지난해 ‘2015 SS 서울패션위크’ 무대에서 송지오, 권문수, 김원중ㆍ박지운(브랜드 87㎜) 등 많은 남성 디자이너들은 이른바 ‘삼선 슬리퍼’의 화려한 부활을 노래했다. 훤칠한 모델들은 하늘하늘한 블랙 수트에 투박한 슬리퍼를 신고 무심하고 시크하게 무대를 걸었다.

슬리퍼는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 인기몰이 중이다. 패션 전문 쇼핑몰 아이스타일24(대표 김기호)는 최근 한달동안 슬리퍼 판매량이 전월 대비 76%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남성 슬리퍼 판매량은 전년 대비 220% 가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쿨비즈룩을 권장하는 회사들이 늘어나면서 슬리퍼의 매출도 상승세를 타고 있는 것. 여성 슬리퍼 판매량도 전년 대비 135%가 늘었다.

아이스타일24 제화 카테고리 담당 최양희 MD는 “일상 생활 뿐만 아니라 비지니스 캐주얼에도 착용이 가능한 제품들이 많아 예전보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말했다.

올 여름 슬리퍼는 화려한 장식보다 기본 디자인에 패턴이나 컬러로 포인트를 준 심플한 스타일이 강세를 이루고 있다. 버켄스탁 스타일의 디자인에 네온이나 메탈릭한 컬러의 발등 스트랩으로 포인트를 준다던지, 실버 장식이나 홀로그램 소재를 이용해 단조로움을 피하는 식이다. 남녀 구분 없이 모두 신을 수 있는 중성적인 스타일이 인기다.

굽을 포기할 수 없는 여성들 사이에서는 뒤축이 없는 슬리퍼 형태에 웨지굽을 더한 ‘뮬(Mule)’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뮬은 힐의 불편함은 덜고 각선미는 살릴 수 있는 일명 ‘굽 높은 슬리퍼’다. 특히 굽 부분을 삼베 소재로 엮은 에스파드류 스타일이나, 스트라이프 패턴 등으로 굽 자체에 포인트를 준 스타일은 레트로 무드와 트렌디함을 동시에 살릴 수 있는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바닥이 두툼하면서도 투박한 스타일의 슬리퍼가 각광받고 있다. [사진제공=아이스타일24]
벨트 스트랩 타입의 슬라이드 슈즈. 넓은 스트랩이 발등을 안정적으로 잡아준다. 푹신한 고무 밑창으로 쿠션감이 좋고, 중량감이 가벼워 오래 신어도 발에 무리가 적다. [사진제공=세인트디보스]
슬리퍼 스타일의 샌들. 발의 피로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2~3㎝의 굽과 쿠션이 있는 샌들을 고르는 것이 좋다. 슬링백 스타일의 젤리 슈즈(가운데)는 발목 부분 통증을 줄이고 안정감 있게 신을 수 있다. 발에 땀에 많은 사람들에게는 흡수력과 통기성이 우수한 양가죽 소재(오른쪽)를 추천한다. [사진제공=슈즈편집샵 레디]
레트로 무드와 트렌디함을 동시에 살려줄 수 있는 ‘뮬’. 플랫폼과 웨지굽이 있는 뮬은 편안함과 각선미를 모두 살릴 수 있다. 이번 시즌에는 굽 자체에 포인트를 준 제품들도 다수 출시됐다. [나인웨스트]
2013 SS 컬렉션에서 선보였던 셀린느의 퍼 달린 슬리퍼. [사진제공=신세계인터내셔날]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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