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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삶의 기술 사전
철학자이자 윤리학자 안드레아스 브레너와 외르크 치르파스가 함께 쓴 ‘삶의 기술 사전’(문학동네)은 일상을 새롭게 보는 눈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60개에 이르는 삶의 다양한 상황과 감정을 화두로 던지고 그 정체와 숨은 면모를 철학의 눈으로 살핀다.

예컨대 ‘감사, 타자와 함께 살아가는 법’에서 저자는 감사의 본질을 꿰뚫는다. 통신회사에서 무한반복하는 ‘감사하다’라는 말은 진짜 감사의 말일까? 저자는 ‘감사한다’와 ‘생각한다’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기념할 만한 소중함을 돌이켜 깨닫고 이에 보답하는 게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무얼 받은 사람은 왜 감사를 표하는 것일까? 모든 감사에는 예의를 갖춰야겠다는 생각과 의무감이 함께 깃들어 있다. 그리고 자발적이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짤막하게 “고마워”, “감사”라고 줄여 말하는 것은 발신인과 수신인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고 말한다. 감사는 일종의 관계라는 것. 내가 받아들인 좋은 것의 제공자라는 마음에서 더이상 타인이 아닌, 더블어 사는 인간으로 인정을 하는 것이다.

삶의 기술사전/안드레아스 브레너ㆍ외르크 치르파스 지음, 김희상 옮김/문학동네


‘축제, 인생이라는 시간의 이정표’를 보면, 인간은 축제를 통해 자유를 만끽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초월자와 소통하며 우주와 하나가 되는 천상의 경험을 즐기기에 축제를 벌이는 동안 신에게 가까이 간다는 것이다. 축제가 이뤄지려면 자기 자신을 기꺼이 내던질 줄 알아야 한다. 일상의 권위나 품위 같은 것은 까맣게 잊고 순간에 자신을 내맡겨야 한다. 무아경의 축제에서 너와 나는 우리로 하나가 되고 디오니소스의 황홀한 열정과 만나며 궁극적으로 자신의 내면과도 접속하게 된다는 것이다.

책은 일상의 행위가 갖는 의미를 캐어 보여주며 삶을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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