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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르포] K-뷰티 첨병, ‘미미박스’ 샌프란시스코 현지 사무실 가다
[헤럴드경제(샌프란시스코)=황유진 기자]사무실에 낯선 사람이 들어와도 모를 정도다. 한쪽에서는 직원들이 포장에 열중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몇몇 직원들의 회의가 한창이다. 어림잡아 수 백 종류는 돼 보이는 화장품들이 천장까지 쌓여있고, 그 너머 안쪽에는 직원들이 업무에 열중하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중심가에서 차로 10여분 떨어진 곳에 위치한 미미박스 미국 현지 사무실의 모습이다.

미미박스는 야후의 공동 창업자이자 중국 알리바바의 2대 주주인 제리양, 디즈니 및 갭(Gap)의 최고경영자(CEO) 폴 프레슬러, 드롭박스 1호 투자자 페즈먼 노자드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벤처캐피털(VC) 큰손들이 ‘찜’한 뷰티 이커머스(E-Commerce)분야의 국내 스타트업이다. 한국 최초로 미국 대표 엑셀러레이터(기업육성기관) 와이콤비네이터(Y-combinator)에 발탁되고, 총 330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미미박스 미국 현지 사무실은 지난해 1월 1일 팔로알토에서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를 포함해 4명으로 시작했다. 불과 1년 반 만에 직원은 21명으로 늘었고 얼마 전에는 사무실도 미국 스타트업계의 핫플레이스로 통하는 샌프란시스코로 옮겼다. 최근 방문한 미미박스 샌프란시스코 사무실 내부는 조용한 가운데 모든 것이 속도감 있게 돌아가는 분위기였다. 

아놀드 허 미미박스 미국 지사장은 매월 20~30% 이상 성장하고 있는 미미박스의 저력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비전을 향한 집중력’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 회사에 합류한 아놀드 허 미미박스 미국 지사장은 매월 20~30% 이상 성장하고 있는 미미박스의 저력으로 빠른 의사결정과 비전을 향한 집중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하는 스타트업의 특징은 모든 결정이 매우 빠르다는 것”이라면서 “그것은 직원들 모두가 회사의 비전과 성장에 집중하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허 지사장은 미미박스에 합류하기 전 구글에서 구글 월렛 등 모바일 커머스 영역을 담당했었다. 그는 구글을 나와 스타트업에 발을 담근 이유에 대해 한마디로 ‘익사이팅(흥미진진)’ 하기 때문이라고 요약했다. 힘들지만 빠른 성장을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자체로 동기부여가 되는 측면이 있다는 뜻이다.

미미박스 초창기 멤버인 이원신 미미박스 글로벌 사업부장 역시 한 때 로레알에 일했으나 새로운 도전을 위해 미미박스로 회사를 옮긴 경우다.

그는 미국 현지에서 이븐(Evon)같은 유튜브 스타들과 컬래버레이션(합작) 마케팅을 진행하면서 미미박스 제품을 새로운 방식으로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미 ‘메이크업 바이 이븐’ 등 두 개의 브랜드를 출시해 성공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부장은 “이미 성장한 회사 말고, 성장하고 있는 회사에서 무에서 유를 만드는 일을 해보고 싶었다”면서 “많은 화장품 브랜드들이 유튜브 스타인 이븐과 함께 일하기 위해 접촉했지만 결국 이븐이 우리와 함께 한 것은 미미박스의 새롭게 도전하는 이미지를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미미박스의 성장과정을 온전히 지켜본 멤버 중 한 명인 그는 미미박스가 Y콤비네이터에 합류하면서 짧은 시간 동안 소위 말하는 ‘폭풍 성장’을 했다고 평가했다. 팔로알토에 있던 시기 초창기 멤버들은 사무실에 둔 침낭에서 쪽잠을 자면서 대단한 집중력으로 일했다고 회상했다.

특히 스타트업의 라이프스타일은 다르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반 대기업과 스타트업은 얻을 수 있는 것과 기대할 수 있는 것이 다르다”면서 “성장하는 회사를 원한다면 스타트업을 선택하면 되고, 치열한 대신 그 만큼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자체 브랜드 상품 제작과 물류 시스템 구축에 열을 올리고 있는 미미박스. 현지 사무실 내부에는 수 백 종류의 제품과 박스가 천장까지 진열돼 있다.


알리샤 차(Alicia Cha) 글로벌 전략 매니저는 미미박스 자체 브랜드인 ‘미미뷰티’ 제품들을 하나하나 보여줬다.

차 매니저는 “미미뷰티의 첫 자체 브랜드가 미미뷰티 4색 아이섀도 세트인데 이제는 자체 제작 제품만 200여개에 이른다”면서 “올해 7월에는 150개의 추가 제품을 새롭게 출시할 예정”이라고 웃어보였다.

미미박스 현지 사무실 직원들은 미미박스가 걸어온 길 보다 앞으로 나아갈 길이 더 기대된다며 “미미박스의 본격적인 성장은 지금부터”라고 입을 모았다.

하형석 미미박스 대표는 향후 미미박스의 목표는 두 가지라고 정리했다. 첫 번째는 한국, 미국, 중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것이고 두 번째가 여성이 일하기 가장 좋은 회사를 만드는 것이다.

하 대표는 “얼마 전 임신한 여직원이 생기면서 임산부에 대해서는 근무시간을 2~3시간 단축할 수 있도록 했고, 아기가 태어나면 유연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 “미미박스 고객의 90%는 여성이고, 직원의 70%도 여성이기 때문에 여성이 일하기 가장 좋은 회사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추가로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미박스가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면서 이름을 알렸지만 중요한 것은 스타트업의 생명은 지속적인 성장에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투자를 더 받으려고만 애쓰기보다 미미박스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할 수 있는 것과 잘하는 것을 구분해 핵심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hyjgo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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