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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라터 FIFA 회장 사임…‘펠레의 저주’ 또 통했다?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17년간 공고히 쌓은 ‘블라터 왕국’이 무너졌다.

3일(한국시간) 전격 사퇴한 제프 블라터(79·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은 17년간 세계 축구를 주무른 인물이다.

FIFA 회장은 남자 축구 월드컵을 비롯해 여자월드컵과 대륙간컵, 유소년 월드컵 등 각종 대회에서 수억달러가 걸려 있는 공식파트너 선정과 TV 중계권에 대해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 과정에서 ‘거대 기업’인 FIFA의 재정을 관리하는 최고경영자(CEO) 역할도 맡는다. FIFA 회장의 보수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2002년 이미 반대파들로부터 400만달러(당시기준 약 51억원)의 연봉을 받는다는 공격을 받아왔다. 당시 블라터 회장은 “내 연봉은 72만~84만달러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블라터 FIFA 회장 사임…‘펠레의 저주’ 또 통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스위스 아이스하키연맹 사무국장으로 체육계에 발을 들인 블라터는 1998년 FIFA 회장 선거 때 예상을 깨고 강력한 경쟁자인 레나르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을 제치고 당선됐다. 2002년 재선에 성공한 뒤 임기를 1년 연장했고, 2007년 단독 출마해 3선에 성공했다. 2011년에 4선에 성공하면서 장기집권체제의 기틀을 마련했지만 그럴수록 각종 의혹과 추문이 커졌다.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22 카타르 월드컵의 개최지 선정 과정에서 뇌물이 오고 갔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최근 미국 수사당국이 FIFA 집행위원 등 고위직 7명을 체포하며 블라터를 압박했지만 그는 당당히 5선에 성공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그러나 블라터 회장의 최측근인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의 뇌물 전달 사실이 공개되는 등 미국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사퇴를 선언했다. 세계 축구 대통령이 가장 추악한 부패의 몸통으로 손가락질 받으며 추락한 순간이다.

한편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 등 세계 스포츠계 주요인사들은 대부분 “블라터의 결정을 존중한다. 축구계 개혁의 시발점이 되고 FIFA를 변화시키는 새로운 전기가 되길 희망한다”며 그의 사임을 반겼다. 하지만 블라터의 5선 성공 후 “블라터 만한 인물이 없다”며 그를 지지했던 ‘축구황제’ 펠레는 블라터 사임 후 별다른 코멘트를 하지 않았다. 축구팬들은 “펠레가 칭찬하자마자 바로 사임했네” “펠레의 저주는 정말 막강하다”고 했다.

anju1015@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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