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수학ㆍ역사ㆍ한문 교육과정 놓고 ‘진보-보수’ 힘겨루기
현재 시안 속속 발표 중…주당 수업시간ㆍ교과서ㆍ수능 바탕되는 교육 핵심사항
수학 ‘학습량 경감’…초등 ‘안전교과ㆍ한자병기’…역사 ‘右편향 연구진’ 놓고 맞서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수학과 역사, 한문 등 일선 초ㆍ중ㆍ고 교육과정을 놓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진보 성향 관련 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면서 교육과정이 ‘보수-진보’ 세력 간 힘겨루기 대상이 되고 있다.

11일 일선 학교와 교육계 등에 따르면 오는 9월 발표되는 2015 개정 교육과정에 앞서 학교급ㆍ과목별로 시안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교육과정 시안을 놓고 보수-진보 세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과목은 수학, 역사, 초등통합, 한문 등이다. 


의견이 가장 첨예하게 갈리는 수학의 경우 진보 성향 단체들은 교육과정 총론에서 밝힌 ‘수학 학습량 20% 경감’이라는 목표를 지키지 못하고, 되레 학습량이 늘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 따르면 교육과정 시안 중 특히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많이 나오는 중학교의 경우 일상생활과 관련된 수학을 늘리겠다는 총론과 달리 ‘활용 문제’를 대폭 축소하고 상관관계 단원을 포함시키는 내용이 포함됐다.

안상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대안연구소 부소장은 “정부는 수포자를 줄이겠다고 했지만, 시안 연구진은 오히려 학습량을 늘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안 연구진은 “진로와 관계 없이 모든 학생들이 학습해야 하는 기본 소양을 중심으로 수학 내용을 재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초등통합의 경우 새로 설치되는 안전 교과가 쟁점이다. 전교조 등 진보 단체들은 “국어, 수학, 미술, 체육, 등 모든 교과에 포함돼 있는 안전 관련 교과를 신설한다면 수업시수만 늘리고 현장 혼란만 야기할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를 추진한 국민안전처는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라고 맞서고 있다.

한문의 경우 초등학교 3~6학년 교과서에 45년 만에 한자를 다시 병기시키는 내용이 교육과정 시안에 포함됐다. 이에 대해 전교조 등 진보 단체는 물론 한글학회 등 한글 관련 단체들은 “한자 사교육을 부추기고 학습 부담만 늘릴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등 보수 단체와 한국어문회 등 한자 관련 단체들은 “학생들의 국어 이해 증진과 인성교육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직 시안이 발표되지 않은 역사의 경우 전교조 등에서 “교육과정 연구진 중 대다수가 우(右) 편향 인사로 구성돼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진영 간 다툼에서 한발 빠져 있는 모양새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발표됐거나 발표 중인 교육과정은 시안일뿐”이라며 “오는 8월쯤 전 과목의 시안을 발표한 뒤 9월 최종 확정할 때까지 시간이 많다”고만 말했다.


영어로 커리큘럼(curriculum)이라 부르는 교육과정은 교육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교육내용과 학습활동을 편성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전체 계획으로, 작게는 과목별 주당 수업시간, 학급별 수업시간표부터 크게는 교과서, 대학수학능력시험의 바탕이 되는 교육정책의 기본ㆍ핵심 사항이다.

2015 개정 교육과정도 2018학년도부터 초ㆍ중ㆍ고교에 적용돼 현재 중학교 1학년 학생이 대상인 2021학년도 대학 입시부터 활용될 전망이다. 때문에 보수와 진보 세력은 앞서 2007ㆍ2009 개정 교육과정을 만들 때에도 한바탕 ‘일전’을 벌였다.

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