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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의 여름, 장맛비에 젖듯 오나요
다한증, 교감신경 활동 원인땐 원발성
다른 질병 때문이면 속발성으로 분류

약물치료·전기요법 등은 일시적 효과
주사치료 장기적…신경절제술 영구적



6일은 24절기 중 일곱번째인 입하(立夏). 봄이 끝나고 산과 들에는 신록이 짙어지기 시작하는 절기다. 여름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입하가 지나면서 더위도 본격적으로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찬 밥을 먹어도 땀을 흘리는’이들에게는 이미 때이른 더위로 한차례 고생한 터라 신록의 계절이 마냥 반갑지만은 않다. 이들에겐 무엇보다도 ‘다한증’이 두렵다.

▶다한증 왜 생기나=다한증은 보통 사람보다 과도하게 땀 분비가 많이 일어나는 증상을 말하는데 다한증 환자들은 외부 온도 변화에 상관없이 땀이 많이 나서 문제가 된다.

다한증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건강에 이상이 없으면서 나타나는 경우와 우리 몸에 어떤 병이 생기면서 오는 경우이다. 대부분의 다한증은 건강한 사람에게 나타나는데, 이런 것은 본태성(원발성) 다한증이다. 이 경우는 교감신경의 활동이 활발한 사람에게서 볼 수 있는 증상으로, 땀이 흐르는 부위가 손, 발바닥, 겨드랑이, 얼굴 등으로 다양하고 몸 표면의 일부에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경우에 나타나는 다한증은 원인이 병이 있으므로 이차성(속발성) 다한증이라고 불린다. 예를 들면 갑상선 질환, 악성종양, 정신신경장애, 비만, 갱년기 변화 등이며 이는 땀이 대개 몸 전체에서 많이 흐르는 경우가 많다.

고대구로병원 흉부외과 최영호 교수는 “땀샘에서 분비되는 땀은 몸의 체온을 조절하는 기능을 하지만, 체온 조절에 적당하게 나는 땀 이상으로 지나치게 손바닥, 발바닥, 얼굴, 겨드랑이 등에 너무 땀이 많이 나서 생활하는데 불편할 정도”라며 “주로 긴장하거나 더운 경우에 발생하며, 한번 땀이 나기 시작하면 주체할 수 없이 계속되므로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다한증의 종류로는 긴장하거나 더우면 손바닥, 발바닥 땀이 흐르는 다한증, 옷을 다 적시는 겨드랑이 다한증, 갑갑하고 머리털이 다 적셔지는 안면다한증, 대인기피증을 불러일으키는 안면홍조증 등이 있다.

땀 분비 부위에 따라 국소적 혹은 전신적 다한증으로도 구분한다. 국소적 다한증은 신체 일부에 과도한 땀분비가 일어나는 것으로, 손바닥, 발바닥, 팔다리의 접히는 부분, 겨드랑이(액와부), 서혜부(허벅지가 시작되는 우묵한 부위), 회음부 등에 주로 나타난다. 그 외 이마, 코끝 등에 나타나기도 한다.

▶증상별 치료는 이렇게=선행질환이 있는 속발성 다한증의 경우 선행질환을 치료해주면 되고, 원발성 다한증에 대한 비수술적 치료로는 국소적으로 약물을 바르거나 전신적 약물투여(항콜린성 약물 및 진정제), 전기를 이용하는 이온영동법(iontophoresis), 정신치료 등이 있다. 이밖에 침습적 치료 방법으로 보튤리늄 독소 주입 및 지방흡입술 등도 있다.

땀 분비를 억제하는 제한제 중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제제는 염화알루미늄으로, 취침 전에 다한증이 있는 부위를 깨끗이 씻고 건조시킨 다음 이 제제를 2~3회 바르는 방법이 일차적인 치료방법으로 사용된다. 대부분 일시적 효과를 보이며 치료 효과 자체도 사람에 따라 차이가 많은 편이다.

전신적 약물투여는 전신적 다한증에서 고려할 수 있으나 다한증보다 약물 자체의 합병증이 더 심각한 경우가 많으므로 흔히 사용되지는 않는다.

이온영동법은 전해질 용액에 증상 부위를 담근 상태에서 15~18㎃의 전류를 전달하는 방법으로, 한 번에 20분씩 1주에 수 차례 시행하는데 물리적으로 땀구멍을 막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치료를 중단하면 다한증이 재발하고, 액와부 다한증과 같이 물에 담그기 힘든 부위는 치료하기가 어렵다. 겨드랑이에서 악취가 나는 액취증이 가장 큰 문제가 된다면 액와부의 지방흡입술을 이용한 방법이 사용되기도 한다.

A형 보튤리늄독소인 보톡스는 신경 접합부에서의 아세틸콜린의 전달을 방해해 근육마비를 일으키는데 피하조직에 소량 주입하면 발한을 억제하며 용량에 따라 1개월에서 12개월 가량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이다. 그러나 그 효과가 일시적이고 비용이 비싼 것이 단점이다.

다한증의 치료에 있어서 흉강내시경을 이용한 교감신경 절제술이 보다 확실하고 영구적인 방법으로 보편화되면서 많이 사용되는 시술 중의 하나다. 주로 안면, 손, 발바닥, 겨드랑이 등의 국소적 다한증의 치료를 위해 사용한다. 땀 차단 효과는 매우 높으며 효과의 지속 시간도 영구적이어서 다른 치료에 실패한 환자들에게 많이 시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주사침 굵기의 흉강경의 개발로 통증도 많이 줄었다. 직경 2㎜의 미세흉강경을 사용하므로 기존 10㎜크기의 흉강경보다 수술흉터가 더욱 작아 수술부위를 봉합할 필요가 없다. 이 수술법은 전신마취 상태에서 양쪽 겨드랑이 부위를 통해 가슴속의 교감신경을 직접 보고 수술하는 것으로 주사치료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보통 시술 시간은 1시간 정도로 당일 수술이 가능한 간단하지만 시술 받은 환자에게서 시술한 부분 이외의 다른 부위에서 땀이 나는 보상성 다한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대목동병원 흉부외과 김관창 교수는 “다한증은 치료 후 경과가 좋은 질환으로 다한증 자체가 심각한 이차적 합병증을 일으키지는 않지만 대인 기피증 등이 생길 정도로 사회생활이 힘든 환자의 경우는 적극적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태형 기자/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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