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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亞 필란트로피’ 수상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
1970년대부터 청계천서 빈민운동 탁아소 지으려 집까지 팔아 기부도
“일본인의 한 사람으로서 사과하고 참회합니다”
1970년대부터 한국에서 빈민을 도우며 일본인들의 역사 부재에 대한 속죄의 삶을 살아온 노무라 모토유키 목사가 지난 22일 ‘아시아 필란트로피 어워드’의 제 1회 수상자가 됐다.
노무라 목사는 헤럴드경제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일본이 한국인에게 피해를 입힌 것에 대해 미안하다고 생각한다”며 “한 일이 없는데도 이런 큰 상을 줘서 미안하고 죄송하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노무라 목사는 지난 1967년 한국에 와서 여행을 다니다 청계천에서 빈민운동에 뛰어들었다. 발전하고 있던 일본과 달리 여전히 헐벗고 굶주리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받고 이것이 일본 식민지배와 무관하지 않겠다고 생각한 그는 가족들을 설득해 본격적으로 빈민운동에 참여했다.
노무라 교수는 “일주일 밖에 비자를 주지 않았지만 50여 차례나 일본과 한국을 오가면서 빈민 구호 사업에 힘썼다”며 “하지만 그나마 할 수 이는 일은 한국의 빈민 마을이나 돈을 모아서 도시 사업을 위한 기금을 마련하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겸손함과 달리 그는 당시 ‘청계천의 성자’로 불릴 정도로 많은 활동을 했다. 청계천 빈민촌이 철거된 이후에는 이주 철거민을 위한 탁아소를 만들고 일본의 자택을 팔아 약 8억 원 가량을 기부하기도 했다. 해외에서 모금활동을 펼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이렇게 많은 활동을 하고도 그에게는 여전히 미안한 마음 뿐이다. 노무라 목사는 필란트로피 시상식 수상 소감에서 “지난 85년간 한국을 생각하며 산 저의 삶은 ‘속죄의 삶’이었다”며 “삶의 목적은 한국인에게 사죄하는 것이며, 그 사죄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노무라 목사는 한국의 장애 어린이를 돕는 한편 일본인들의 역사인식 문제를 비판하는 발언을 하면서 기존의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 2012년에는 주한일본대사관 앞 소녀상에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와 반성을 촉구하는 활동을 하기도 했으며,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의 농성장을 방문하는 등 한국 사회의 약자 계층을 위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노무라 목사는 “한때 한국 목사에게 실망해 한국에 가지 않은 적도 있었지만 모든 한국사람이 다 그런 게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정치인들의 선동도 장기적으로 보면 극복될 수 있고 나아질 것이라고 희망한다”고 말했다.
노무라 목사는 최근 한국에 쏟은 정신만큼을 가족에 쏟고 있다. 수상 직후 자녀들과 애완견을 돌보기 위해 일본으로 돌아가는 길에 헤럴드 경제와 인터뷰한 노무라 목사는 “활동하기에는 나이가 많다“면서도 “계속해서 한국의 약자를 돕고 장애인이나 어린이들과 소통하고 싶다”며 향후 포부를 밝혔다.
서지혜 기자/gyelov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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