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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만 사는 사람들, 대출갤을 아시나요
[HOOC=서상범 기자]“변기통에 머리를 감으면 1000원을 주신다고 해서 머리 감고 왔습니다, 만원이 아니라 1000원만 주셔도 전 더한 것도 할 수 있습니다”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의 갤러리(게시판)중 대출 갤러리(대출갤)에 올라온 글입니다. 한 이용자가 변기에 머리를 감는 사람이 있으면 1000원을 계좌로 보내겠다는 글을 올리자 얼마 후 실제 머리감는 사진을 올려 ‘인증’을 하는 글이 올라왔는데요.

이른바 막장게시판이 많은 디시인사이드에서도 대출갤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당초 이 갤러리는 올바른 대출 정보와 효율적인 상환에 관한 노하우와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이지만 그 의도가 변질되며 ‘오늘만 사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으로 각종 엽기적인 글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사진=디시인사이드 대출갤러리

지난해 말 이 갤러리가 처음 생겼을 때는 위와 같은 구걸글과 이에 대한 관심글들이 대부분을 차지했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돈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들이 갤러리 활동을 하면서 최근에는 각종 사기수법을 모의하는 지경까지 왔습니다.

최근 대출갤에서 유행하고 있는 것은 중고나라론이라는 수법인데요.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사이트인 중고나라와 대출을 의미하는 론(LOAN)을 결합한 이 수법은 ‘중고나라에서 물건을 팔겠다고 한 후 물건값을 받고 그 돈으로 도박을 돌려서 불린 다음에 환불해준다’는 이론입니다.

실제 현물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마치 물건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속여 구매자들로부터 선입금을 받아 그 돈을 단시간내에 불리겠다는 허황된 꿈인데요. 일부 대출갤 이용자들 중 실제 이 수법을 통해 입금을 받았다는 인증이 올라오며 이를 모방하는 이용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사진=디시인사이드 대출갤러리

대출갤의 막장짓은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최근에는 세월호 추모금론도 등장했는데요. “하루에 안전하게 200만원을 벌었다”라는 제목의 글을 작성한 이용자는 “학교에서 작년에 사용했던 불우이웃 돕기 모금함에 A4 용지로 ‘세월호 모금함’이라고 적어 지하철에 놔두니 돈이 쏠쏠하게 모인다”라고 밝혔습니다.

교회론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교회에서 사용하는 십일조함을 그대로 훔쳐서 가지고 나오는 수법인데요. 실제 이 수법을 사용했다가 경찰에 검거된 사례도 나왔습니다. 이외에도 부모론(대부업체에서 돈을 빌린 후 부모님에게 갚아줄 것을 요구하는 것), 택배론(관리가 허술한 구형 아파트 등 남의 집에 맡겨진 택배를 훔쳐서 판매) 등 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은데요.

물론 이 수법들이 실제로 행해진 것은 극소수이고, 이런 방법이 어떻냐며 의견을 교환하는 수준이 대부분입니다. 

사진=디시인사이드 대출갤러리

최근에는 이런 직접적인 범죄보다는 자신이 키우는 애완동물의 사진을 올리며 “돈을 빌려주지 않으면 애완동물을 죽이겠다”는 협박이나 위와 같은 엽기적인 행동을 해서 구걸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심지어 한 이용자는 자신의 대변을 먹으면 돈을 입금해주겠다는 글에 실제 대변을 먹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순간의 돈을 위해서 뭐라도 하겠다는 이들의 행태는 “오늘만 사는 사람들”로 지칭되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물론 대다수가 장난이나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고 믿고 싶지만 이런 행동들이 향후 실제 범죄로 발전될 가능성도 다분하다는 측면에서 커뮤니티 차원의 자정운동은 물론, 해당 업체의 적극적인 관리도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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