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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소기업 경쟁력 향상 ‘클러스터사업’이 답
제품기획-개발-생산-마케팅 등 분담ㆍ리스크도 최소화



[헤럴드경제=조문술 기자]최근 KBS 1TV에서 어린이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애니메이션이 있다. 다름 아닌 귀여운 동물모자를 쓰고 모험을 펼치는 ‘어리이야기 시즌2’가 바로 주인공이다.

어리이야기는 2011년 말레이시아와 공동 제작한 TV 애니메이션 연작이다. 자기 밖에 모르던 고집쟁이 어리가 다양한 상황을 겪으며 지혜를 배우고 점차 남을 배려할줄 아는 어린이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렸다.

제작사 NHC미디어는 어리이야기로 2013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캐릭터부분에서 한국콘텐츠진흥원장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KBS 시청률 1위를 달성할 만큼 아이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NHC미디어가 처음부터 이렇게 성공을 거듭해왔던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콘텐츠업체가 그렇듯 NHC미디어도 콘텐츠 상품화를 위한 개발 및 제조에 있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하지만 해법을 아주 우연한 기회에 찾아 왔다. 다름 아닌 한국산업단지공단의 ‘클러스터’ 사업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서울디지털단지 클러스터에는 총 552개 회원사와 24개 대학과 35개의 지원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다. 클러스터(Cluster)란 ‘모여 있는 무리’를 뜻하는 것으로 흔히 알알이 모여 송이를 이루는 포도를 예로 들기도 한다. 산업에 있어서는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간의 긴밀한 협력을 뜻한다. 이러한 협력은 혁신을 낳고 혁신은 새로운 경쟁력으로 발전한다.

정부의 기업지원사업도 진화하고 있다. 과거 과제를 공모하는 일방적인 톱다운(Top-down) 방식에서 기업들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애로를 기업과 대학, 연구기관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하는 클러스터 방식의 협력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서울디지털단지 창의혁신포럼 및 지원사업 설명회‘가 지난 22일 서울 구로동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렸다. 참가자들이 산업단지공단의 클러스터사업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올해로 11년째를 맞이한 클러스터는 이제 중소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필수코스’로 자리를 잡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71개의 미니클러스터가 구축돼 운영 중이다. 회원사 기업들은 R&D, 시제품 개발, 특허출원, 해외시장 진출 등 성장 주기별로 맞춤형 지원을 받고 있다.

클러스터의 성과는 최근의 수치를 통해 뚜렷히 알 수 있다. 특허청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클러스터를 통해 R&D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의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10%다. 일반 중소기업 성장률의 5%보다 2배나 높다. 같은 기간 클러스터 참여기업의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6.7%로, 이 역시 일반 중소기업(4.6%)보다 높았다.

클러스터사업의 특징은 회원사들의 능동적인 참여가 주축이라는 점. 중소기업간 네트워크형 협력을 통해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줌으로써 기술개발, 신제품개발과 같은 소망했던 일을 이룬다. 같은 원자재를 쓰는 중소기업은 공동구매를 통해 원가를 줄이고 가격인하를 꾀할 수도 있다. 새로운 사업에 진출할 때는 기업간 기술, 인력 및 자원을 공유해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도 있다. 무엇보다도 기업을 하면서 부딪치게 되는 각종 애로사항을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감으로써 상생의 동지가 되기도 한다.

함께 참여한 회사가 기획에서부터 개발, 생산, 마케팅 등 역할을 나눠 맡을 수 있어 가치사슬을 갖추지 못한 소기업에 특히 유리하다. 우리나라에서 클러스터 참여는 중소기업이 강소기업으로 클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인 셈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강남훈 이사장은 “산업단지는 과거 제조업의 단순 집적지 개념에서 벗어나 클러스터사업을 통해 기업과 대학, 연구소와 기업들이 머리를 맞대고 협력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창의적인 공간으로 변모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오는 11월 대구 산단공 본사에서 ‘제18차 세계클러스터경쟁력총회(TCI 국제 컨퍼런스)’가 열린다. 총회에서 산단공은 지난 10년간의 클러스터 추진경험을 전 세계 클러스터기관과 공유한다.

/freiheit@hre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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