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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축구 읽어주는 기자]월드컵과 K리그 방송 카메라 몇대일까

  • 기사입력 2015-03-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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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붉은악마 창설 당시 멤버였던 김수한 기자의 축구 이야기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K리그가 국가대표 경기보다 재미 없는 이유는 뭘까?

#1. “국가대표 경기는 굉장히 (중계를) 잘해주는데 K리그는 되게 성의가 없어.”

“카메라가 몇 개가 안 되니까 박진감이 없다고. ”

“우리나라 축구를 잘하게 하는 방법은 간단해요. 국가대표 경기만 멋있게 보여주는게 아니고 K리그를 저렇게 멋있게 보여주면 우리나라 축구는 잘할 수밖에 없어요.”
올해 초 KBS에서 방송한 ‘오늘, 미래를 만나다’ 방송특강에서 김정운 여러가지문제연구소 소장이 한 얘기다.(동영상 링크: https://youtu.be/BzvybRsb5qQ) 이 방송을 본 사람 중 그의 얘기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가 분석해준 비교 영상을 보면 월드컵과 K리그의 방송중계 수준은 확실히 차이가 난다.

#2.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작년 12월15일 서울시청 앞 플라자호텔에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K리그팀 감독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내년엔 공격 축구로 팬들을 재밌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협회와 한국프로축구연맹도 공격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공격 축구, 좋은 말이다. 작년 우승팀 전북 현대의 팀 색깔을 한 마디로 보여주는 슬로건도 ‘닥공(닥치고 공격)’이고 천만 서울시민의 든든한 응원을 받는 FC서울도 ‘무공해(무조건 공격해)’ 축구다.

그러나 많은 축구팬들은 알고 있다. K리그가 재미없는 이유가 공격축구를 안해서가 아니라는 것을. 많은 이들은 K리그가 재미없는 이유를 성의없는 축구 중계에 있다고 생각한다. 정 회장이 진정 팬들을 재밌게 할 수 있는 K리그를 만들고 싶다면 공격 축구를 주문하기 전에 축구중계의 혁신을 이뤄내야 한다는 지적이 그래서 나온다.



2002년 한일월드컵 한국-폴란드전 카메라 배치도(한일월드컵과 국내 축구 중계방송 영상 비교연구(중앙대 석사논문, 2003, 한성삼) 얼핏 봐도 한 경기에 20대가 넘는 카메라가 사용됐음을 알 수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예선과 16강에 사용된 카메라 수는 19대였고 여기에 슬로모션 카메라 3대, 슈퍼슬로모션 카메라 3대가 추가로 사용됐다. 총 25대다. 개막전, 8강전, 4강전, 결승전 등 주요 9경기에는 23대의 카메라와 3대의 슬로모션 카메라, 3대의 슈퍼슬로모션 카메라가 사용됐다. 총 29대다. 카메라 대수는 ‘한일월드컵과 국내 축구 중계방송 영상 비교연구’(2003, 중앙대, 한성삼)라는 석사논문에 나온 내용을 참고했다.

또한 방송업계에 따르면 이로부터 10년 후인 2012년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2)에서 경기당 평균 카메라 대수는 33대. 가장 관심이 고조된 개막전에는 43대가 동원됐다. 10년 전에 비해 1.5배 늘어난 수치다.

그렇다면 국내 프로축구 중계 카메라 대수는 과연 몇 대일까. 일단 2002년 한일월드컵이 열리기 전인 2001년 나온 석사논문 ‘국내 TV스포츠프로그램 중계기술의 발전과정에 대한 연구(2001, 중앙대, 이경섭)’에 따르면 KBS는 스탠다드 카메라 4대와 EFP(자세한 설명은 생략) 카메라 1대 등 총 5대, MBC는 EFP 카메라 7대를 당시 축구중계에 배치했다. 14년이 흐른 지금, 사정은 좀 나아졌을까.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K리그를 중계하는 케이블채널은 지금도 역시 카메라를 한 경기당 6~8대 배치하고 있다. 올해부터 한국프로축구연맹과 함께 ‘K리그 윈윈 프로젝트’를 펼치며 K리그를 월 2회(1년 총 16회) 고정 편성하기로 한 KBS는 그나마 사정이 좀 나은 편.

KBS 축구중계 담당 박일해 PD에 따르면, KBS는 올해 K리그 중계에 경기당 12~14대의 카메라를 배치하고 있다. 슈퍼슬로모션 카메라 3대를 포함한 총 카메라 수가 12~14대다. 또 이광용 KBS 아나운서는 지난 9일 트위터에 “(올해 K리그) 개막전에서17대의 카메라를 활용했다”고 남긴 적이 있다. 타 방송사에 비하면 월등한 편이지만 해외에 비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이라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많은 축구팬들은 K리그와 해외 유명리그의 수준 차이를 방송 장비와 기술의 차이라고 보고 있다. 사진은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한 장면. 출처: 프리미어리그닷컴




많은 사람들이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처럼 경기가 재밌으면 K리그 팬들이 늘어날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매 경기 축구 경기장 현장 응원에 나서는 ‘골수’ 축구팬들은 그런 얘기를 수긍하지 못한다. 그들에게 K리그는 이미 상당한 수준이다. 그들은 오히려 이렇게 우수한 소프트웨어를 제대로 된 하드웨어로 포장하지 못하고 ‘재미있는 축구’, ‘공격 축구’만을 연일 강조하는 주최 측에 냉소를 보내고 있다.

“K리그 중계에 카메라 몇 대가 배치되는지 과연 알고는 있으세요?” 이게 주최 측에 남긴 그들의 진심어린 메세지다.

유럽 축구 현장관전을 취미로 삼았던 한 지인으로부터도 비슷한 맥락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물론 영국 프리미어리그가 더 낫겠지. 그런데 그렇다고 프리미어리그는 날아다니고 K리그는 기어다닐까? 정말 그럴까? 그건 방송이 만들어낸 일종의 환상이라고 봐. 현장에서 보면 의외로 크게 다르지 않거든. 단지 다른 점은 포장 기술이 아닐까.”

우리나라는 월드컵 4강에 올랐고, 올림픽 동메달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딴 아시아 축구 최강국이다. 국제 축구계에서 어느 나라도 한국을 무시하지 못한다. 그런데 스스로 K리그를 재미없다고 폄하하고만 있을 것인가. 이제 자존심과 자신감을 가질 때도 됐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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