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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타트업은 대전에서…‘제2의 잡스’와 ‘제2의 구글’이 모였다
〔대전=헤럴드경제 이형석 기자〕대전시 유성구 대학로 카이스트(KAIST) 나노종합기술원 9층에 자리잡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이곳에서 드림 벤처 스타 사업자로 선정된 엠제이브이의 황민영 대표는 현재 24세로 오는 2월 KAIST 졸업 예정인 대학생이다. 현재 웹 기반의 고급영상 자동제작시스템인 ‘비디오 팩토리’를 개발 중이다. 사용자가 자신의 사진ㆍ동영상ㆍ텍스트 파일을 끌어와 넣는 것(드래그 앤 드롭) 만으로도 즉석에서 다양한 편집 영상을 쉽게 만들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황 대표는 “아이디어와 데모만을 가지고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 들어와 4개월 정도 개발했고 시제품까지 만들었다”며 “올해 안에 SK와 사업화를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드림 벤처 사업의 또 다른 선정자인 더에스의 이민구 대표도 지난 2012년 광주과학기술원(GIST)을 졸업한 20대 청년창업가다. 와이파이를 지원하는 저가형 스포츠 액션카메라 ‘더 뷰’의 개발자다. 제품을 개발했지만 판로 개척이라는 벽에 부딪친 이 대표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 입주해 홍보 마케팅 전문가로 구성된 SK멘토단의 지원을 받고 상품화에 성공했다. 2020년까지 매출 1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이 대표는 “스타트업 기업들에겐 자금, 인력, 판로가 가장 큰 애로사항”이라며 “대기업과의 상생ㆍ협력을 통해 지원받을 수 있어 감사한다”고 말했다.



▶청년 창업과 연구소 창업의 둥지 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



SK그룹이 대전시 및 카이스트와 손을 잡고 지역 내의 유망 벤처기업과 예비창업자를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설립한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산-학-연-관 연계 프로그램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30일 찾은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에선 유망 벤처 기업 발굴 및 지원 프로그램인 ‘드림벤처’ 선정 10개 회사와 해외 진출 지원 프로그램인 ‘글로벌 벤처 스타’ 선정 3개 회사의 기술ㆍ재품 시연 및 소개가 있었다.

SK텔레콤 이재호 CEI 센터장 이재호 상무는 이 자리에서 “대전을 한국형 실리콘벨리로 구축하겠다는 계획 아래에 대전시와 SK그룹이 손을 잡고 10개 유망 벤처의 창업 및 보육을 돕고 있으며, 3개 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에 입주한 벤처 기업들은 20대 대학생부터 현역 연구원, 창업 경력자들까지 ‘연구소 창업’의 다양한 경향을 보여주고 있다. CO2 센서 개발업체 ‘엑센’ 김준웅 대표는 2년전 카이스트 박사과정 재학 중 연구소내 친구들과 함께 창업에 도전, 지난해 대전창조센터 인큐베이팅기업에 선정됐다. IoT를 이용한 심폐소생교육 키트를 개발한 ‘아이엠랩(I.M.LAB)’ 권예람 대표는 현재 카이스트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이다.

또 정보통신분야 국내 최대 국책연구소인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광가입자연구실장 출신인 ‘옵텔라’ 이상수 대표는 저전력, 저비용으로 데이터 통신을 할 수 있는 광통신 기술로 미국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카이스트를 비롯한 생명공학연구원, 기계연구원 등 국책연구소와 기업연구소들이 밀집해있는 ‘대덕밸리’와 대전창업경제혁신센터가 만나면서 벤처 창업의 물꼬가 터지고 있는 것이다.

센터가 선정한 드림벤처스타 및 글로벌 벤처스타의 13개 기업 대표자를 살펴보면 박사출신이 6명(46%), 석사 4명(31%), 학사 2명(15%), 학부생 1명(8%)이다. 이재호 상무는 “지난해 10월 SK그룹이 대전 창조경제센터를 확대 출범한 뒤 대덕 연구단지에 기술과 특허를 활용한 ‘연구소 창업’이라는 ‘새바람’이 불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트업의 기술과 대기업의 네트워크



드림벤처스타로 선정된 ‘엘센’ 박지만 대표(49)와 글로벌 벤처스타로 선정된 옵텔라 이상수 대표(51)는 연구 과정에서 확보한 특허를 활용해 사업화한 경우다. 박지만 대표는 대전창조경제센터내 벤처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드림벤처스타’로 선발돼 센터내에 입주한 이후 센싱용 반도체 설계 특허 기술력을 인정받아 기술신용보증기금 등에서 투자의향서를 받기도 했다. ‘옵텔라’ 이상수 대표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24년간 광통신 기수개발 과제에 참여했으며, 이 분야에서 SCI 논문 45편을 게재하고, 특허150여건을 출원ㆍ등록하기도 했다. 그는 저가형ㆍ저전력 광 이더넷 트랜시버로 해외진출을 추진 중이다.

박 대표는 “반도체 사업은 자금이 많이 든다”며 “사업 경력이 전혀 없어 창업에 대한 두려움이 컸는데 SK그룹의 기술 코칭과 경영 컨설팅으로 애로를 해결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우리 기술과 사업은 해외를 대상으로 하고 있으며 나스닥 상장이 꿈”이라면서 “글로벌을 대상으로 한 벤처 기업은 국내에서의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크다, SK의 지원으로 실리콘 벨리에서 투자를 모색하는 등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센터 입주 벤처 기업들은 대기업과의 연계에 대해 큰 환영을 표하고 있다. SK그룹과 같은 다양한 사업 부문과 국내외 판로 및 네트워크를 가진 기업은 직접적인 바이어이자 파트너, 협력자, 투자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체온에서 전기를 생산해 스마트기기를 충전하는 신기술을 개발 중인 ‘테그웨이’ 이경수 대표는 “우리 개발제품은 ICT와 에너지 양쪽에 걸쳐 있다”며 “통신 부문과 에너지 부문 모두에서 SK그룹은 바이어이자 파트너가 될 수 있다, 폭넓은 마케팅 네트워크를 전세계에 확보하고 있는 만큼 기대감이 크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한국 양국에서 모두 사업경험을 갖고 있는 초소형 분광센서기 개발 기업 ‘나노람다’ 최병일 대표는 “미국에도 많은 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있지만, 지금의 창조경제혁신센터처럼 정부와 대기업이 함께 전폭적인 지원을 펼치는 경우는 드물다”고 평가했다. 
사진1=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내 인큐베이팅 기업들이 30일 기술시연회를 연뒤 각자의 제품을 들고 힘찬 출발을 다짐하고 있다

사진2=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내에 설치된 시제품 제작소는 3D프린터를 활용, 벤처기업들의 시제품 제작 120여건을 넘어설 정도로 인기다


▶성과



현재 대전센터는 유망기술과 기술 수요처를 연계한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해 수요자 중심의 기술사업화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온라인 기술사업화 마켓플레이스에는 4천여건의 기술DB가 등록돼 있다.

또 3D프린터와 애플리케이션 테스트 기기 등을 갖추고 벤처기업과 예비 창업가들의 시제품 제작을 지원하고 있다.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낮췄다.

SK그룹은 총 500억원에 달하는 창업∙벤처기업 투자 펀드와 해외투자기관과 연계한 해외진출지원 프로그램(‘글로벌 벤처스타’ 공모전)도 운영 중이며, SK-Knet 청년창업투자펀드(300억원)와 SK동반성장펀드 등도 벤처 기업 지원에 활용하고 있다. 해외진출 지원 프로그램은 SK텔레콤의 미국 자회사인 SK이노파트너스의 산호세 사무실과 협력하고 있다. 미국 현지 벤처지원 프로그램과 연계해 해외진출 가능성을 탐색 중이다.

SK그룹은 대전센터에 입주한 5개 벤처 기업이 12억6천만원의 국내외 투자를 유치했으며, 3개 기업이 6억94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4개 벤처 기업이 추가 인력을 고용하는 등 일자리 창출효과도 있었다고 밝혔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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