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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제는 슬로건이야, 바보야!”…미 대선 슬로건 변천사
[헤럴드경제]미국은 대선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 공화 양 당의 대선 후보도 하마평이 무성하다. 대선의 흥미로운 볼거리는 캠페인 슬로건이다.

온라인 뉴스매체 뉴스페퍼민트는 역대 미국 대선 슬로건을 돌아본 미국 온라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기사를 소개했다.

미국 대선에서 슬로건이 처음 등장한 건 1840년. 당시 휘그당의 윌리엄 헨리 해리슨 후보는 자신의 별명과 러닝메이트의 성을 붙여 “티피커누, 그리고 타일러(Tippecanoe and Tyler Too)”라는 슬로건으로 승리를 거뒀다.

1852년에는 미국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 중 한 사람으로 평가 받는 민주당의 프랭클린 피어스(Pierce) 후보가 자신의 이름과 전임자의 이름(‘Polk’)을 이용한 다소 장난스런 슬로건을 선보였다. “44년에는 찔렀으니(poke), 52년에는 뚫겠습니다(pierce)”

1864년 링컨 대통령이 남북전쟁을 치르며 재선에 도전할 때 사용했던 “강 한가운데서 말을 갈아타지 맙시다”는 2차 대전 중에 루즈벨트가 재사용하기도 했다.


1차 대전 후 후버 대통령은 “모든 냄비에 닭고기를, 모든 차고에 자동차를”이라는 피부체감형 슬로건을 앞세워 당선됐지만, 대공황으로 이 슬로건은 부메랑이 됐다.

4번이나 집권한 프랭클린 루스벨트의 상대들은 “3선은 안돼”, “4선은 진짜 안돼”와 같은 호소형 슬로건을 사용했다.

2차 대전 당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의 유명한 슬로건 “그들에게 지옥을 보여줘, 해리”는 한 지지자가 유세장에서 외친 말로 알려져 있다. 반면 트루먼의 상대였던 토머스 듀이는 아무 슬로건도 없이 운동을 펼쳐 대비됐다.

1952년 아이젠하워는 별명인 아이크(‘Ike’)의 운율을 활용해 “나는 아이크를 좋아해(I like Ike)”라는 홍보 노래와 애니매이션 영상을 선보였다.

언변이 뛰어났던 케네디 대통령은 예상외로 알려진 슬로건이 없다.

린든 존슨 대통령의 슬로건 “린든 존슨과 함께 끝까지”는 베트남전 참전이라는 역사와 함께 아이러닉한 슬로건이 되고 말았다.

한편 배리 골드워터 후보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그가 옳다(right)는 걸 알고 계시죠”라는 슬로건을 내세웠지만 극우(right)에 가까운 그의 부적절한 이미지를 강화한 실패작이었다.

1974년 워터게이트 이후 공화당 제랄드 포드 후보는 닉슨을 겨냥해 “그가 우리에게 자부심을 되돌려 줄 것이다”라는 슬로건을 들고 나왔지만, “이번엔 리더다운 사람을 뽑아보자”고 외친 지미 카터에게 패했다.

슬로건은 아니었지만 로널드 레이건은 “4년 전보다 살림살이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한마디로 대승을 거뒀고, 이후에는 “미국, 다시 아침입니다”라는 슬로건으로 재선에 성공했다.

빌 클린턴은 1992년 저 유명한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라는 슬로건으로 대권에 올랐다. 그러나 재선 도전 당시의 “21세기로 가는 다리”는 애매한 컨셉으로 반응이 별로였다.

2008년 오바마는 “변화”라는 핵심어를 활용해 “조국”을 앞세웠던 맥케인과 롬니를 제압했다.

폴리티코는 2012년 대선 때 힐러리 클린턴이 내세웠던 “진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힘과 경험”은 지루한 슬로건이었다고 혹평하면서 차라리 “다시 역사를 만듭시다” 또는 “나는 여성이다”로 가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아니면 오바마 대통령이 올해도 내내 높은 지지율을 유지한다는 가정 하에, 1982년 공화당의 레이건이 사용했던 “그대로 계속 갑시다”를 사용하는 역발상도 재미있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공화당의 유력 주자 젭 부시에 대해서는 다수의 공화당원들이 그의 이념적 정체성을 의심하고 있는 만큼, 보수성을 최대한 강조하는 슬로건이 좋겠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계 거물들을 비난해온 엘리자베스 워런에게는 “월 스트리트 말고 메인 스트리트”, 세 번째 대선에 도전하는 밋 롬니에게는 “포기하지마”를 추천했다.

pils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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