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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총을 든 선생님들… 교육현장 무장시키는 파키스탄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파키스탄 페샤와르의 제1국립중등학교. 운동장에는 체육 수업이 한창이지만 교사인 모함메드 이크발은 품 속에 9㎜ 베레타 권총을 숨기며 아이들을 지키고 있다. 테러가 가져온 교육현장의 변화다.

파키스탄 선생님들이 총을 들었다. 탈레반의 테러위협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6일, 어린 학생 등 150명의 무고한 인명을 앗아간 페샤와르 육군 공립학교 테러 이후, 파키스탄 교육현장이 총과 각종 화기로 무장하고 있다.

<사진1>지난해 12월 파키스탄탈레반(TTP)의 테러 목표가 됐던 페샤와르주 육군 공립학교. 130여 명의 학생 등 150명이 사망했다. [사진=위키피디아]

영국 BBC방송은 26일(현지시간) 페샤와르 학교 테러 이후 1달 동안 문을 닫았던 파키스탄 학교를 찾아가 선생님들이 총을 들게 된 사연을 전했다.

테러 전까지 제1국립중등학교 교사인 이크발의 주요 업무는 학생들의 체육활동을 계획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 옷에 총을 숨기고 학교를 지키는 최고보안책임자 일까지 담당하게 됐다.

그는 “내가 가지고 있던 개인 총기까지 학교에 가져오게 됐다”며 “상당수의 선생님들이 육군 공립학교 공격으로 목숨을 잃었다. 만약 여기서 그런 일이 발생하면 우리는 싸우다 쓰러질 것이란 것을 명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몇몇 학교에서는 최근 직원들에게 무기를 지급했다. 직원들은 학교 지붕 위에서 저격수처럼 학교를 지키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학교에서는 정문에 보안요원을 배치하기도 했다고 BBC는 전했다.

이크발은 “우리는 젊은이들을 무장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전달하길 원한다. 그러나 우리 안전을 위해 환경이 우리를 (무장하도록)강요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사진2> [사진=BBC방송 캡처]

경찰이 수만 개가 넘는 페샤와르주 학교들을 모두 지킬 수 없고 사립학교와 달리 공립학교는 예산도 부족해 무장 보안요원을 고용할 수도 없다. 선생님들이 직접 총을 드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학부모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는다. BBC는 학부모들이 자녀를 학교에 보내야 할지 우려하며 논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은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보안 강화방안을 요구했다. 학교 주변 방벽을 높이고 철조망을 치고 감시카메라와 보안출입구를 설치하는 것들이다.

일부 주정부는 선생님들이 무기를 소지할 수 있도록 면허발급을 허가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논란이 벌어졌는데, 일부 선생님들은 “우리의 일은 가르치는 일이지 총을 드는 것이 아니다”며 “보안요원이 되기위해 준비된 사람들이 아니다”라고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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