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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허 로열티에 자동차까지…성과급 빈자리 채워주는 ‘별별 당근’
[헤럴드경제=천예선·황유진·이슬기 기자] 성과급이 사라졌다. 세계적인 경기침체에 내수부진,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감소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주요 기업의 영업실적이 나락에 떨어진 탓이다.

해마다 두둑한 성과급을 지급하던 SK에너지는 보너스를 없앤 것은 물론 임금까지 동결했다. 작년 직원들에게 200%를 웃도는 연말 성과급을 지급한 현대중공업도 지난해 3분기까지 3조원의 누적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우울한 분위기다. 삼성 역시 매년 1월 계열사별로 지급하는 성과인센티브(OPI, 전년 초과이익의 20%)의 규모를 줄일 전망이다.

사진1)삼성전자가 지난해 새로 제정한 ‘창조상’에서 최고상인 대장을 수상한 ‘뇌졸중 예고모자’ 개발팀.

그러나 희망을 버리기엔 이르다. 회사의 영업실적에 따라 일괄지급되는 성과급은 대폭 줄어들었지만, 직원 개인의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노력에 과감한 포상을 시행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22일 전자ㆍITㆍ자동차ㆍ제약 등 주요 산업계에 따르면, 기업들은 영업부진의 여파로 일괄지급하는 성과급의 규모를 대폭 축소하는 대신, 직원 개개인의 노력과 성과를 다양한 방법으로 보상해주는 사내포상제도를 적극적으로 시행하고 있다.

우선 삼성전자는 지난해 사내에 ‘창조상’을 신설했다. 임직원의 창조역량을 높이고자 만들어진 창조상은 대장ㆍ금장ㆍ은장ㆍ동장 등 총 4팀을 선발해 인사상 가점과 포상금, 상품을 수여한다. 지난 2일 시무식 당시 열린 시상식에서는 사내 C-Lab(Creative Lab) 공모전에 ‘뇌졸중 예고모자’를 출품한 직원들(대장)과 수직구조형 낸드플래시 ‘V낸드(V-NAND)’ 개발과정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낸 개발팀(금장), 사내 집단지성시스템인 ‘모자이크(MOSAIC)’를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팀(은장) 등이 각각 상을 수상했다.

통신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직원들의 아이디어 포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블루아이’ 포상제도가 대표적인 예다. LG유플러스의 상품ㆍ서비스 개선안 또는 비용절감 아이디어를 인트라넷에 게재하면 제안 1건당 금별 1개를 제공한다.

매달 ‘베스트 서비스 아이디어’를 선정해 금별 10~50개를 추가로 지급하기도 한다. 이미 제안된 아이디어를 다른 직원이 추천하면 금별이 추가지급(추천 2개당 금별 1개)된다.

이렇게 쌓인 금별로는 사내 온라인 쇼핑몰인 ‘별 Shop’에서 화장품, 책, 가전제품 등의 상품을 살 수 있다. 금별 10개를 ‘혁신마일리지(혁신활동 성과지수)’ 1점과 교환할 수도 있는데, 혁신마일리지가 100점에 도달하면 현금 100만원이 지급된다.

사진2)LG유플러스는 매년 ‘아이디어 오디션’을 진행, 직원들에게 다양한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 계열사에 지식보상 문화를 확산시키는 모양새다. 그룹의 핵심인 현대기아차는 자사 차량에 적용된 등록 특허의 상품성ㆍ성능 향상도를 평가, 특허 발명자와 기여자에게 건당 최대 2억 원의 보상금을 지급한다. 아울러 자사의 특허기술로 로열티가 발생할 경우 로열티 수입의 일정 부분(최대 10억원까지)을 발명자에게 주기도 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위치기반서비스 전문 계열사인 현대엠엔소프트 역시 이런 문화에 동참, 직원이 특허를 등록하면 최고 100만원을 지급하고 특허가 사업화될 경우 최대 5000만원의 보상금을 준다. 현대엠엔소프트 이 외에도 직원들이 외부 인재를 추천하면 최대 500만원까지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우수인재추천인센티브제도’도 시행 중이다.

이 외에도 제약업계에서는 한해의 실적을 좌우하는 ‘영업맨’에게 특히 후한 포상을 제공한다. 녹십자는 분기별로 4명의 영업왕을 선발해 폭스바겐 뉴비틀 빌려준다. 이동이 잦은 영업직무의 특성 반영한 포상이다. 아울러 광동제약과 영진약품은 분기별 영업왕에게 각각 순금 배지와 순금명함을 수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경기 한파로 기업들이 영업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성과급이 축소되거나 없어지고 있다”며 “이에 따라 보너스를 일괄적으로 지급하기보다는 애사심을 가지고 구체적인 성과를 만들어낸 직원을 선별해 더 큰 보상을 제공하는 기업이 늘고있다”고 말했다.

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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