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이 사람- 매진행렬 ‘심청이…’ 주역 국립창극단 배우 서정금]“신명을 냈더니 관객이 더 좋아해요”
세자녀 양육경험 관객 소통 큰 도움
“시트콤등 통해 국악 널리 알리고파”



마당놀이 ‘심청이 온다’ 공연이 끝난 뒤 국립극장을 빠져나가던 관객들은 “뺑덕어멈이 진짜 잘 하네”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지난 2010년 이후 4년만에 부활한 마당놀이는 연일 매진 행렬을 기록 중이다.

‘심청이 온다’에서 뺑덕역을 맡은 국립창극단 배우 서정금<사진>은 “공연 마지막에 관객들이 무대에 나와 배우들과 함께 춤추고 사진 찍는 시간이 있는데, 전주에서 오셨다며 같이 사진찍자고 기다리시는 어르신들도 있다”며 뜨거운 반응을 전했다.


‘심청이 온다’는 공연이 시작할 때 고사(告祀)를 지내는데 관객들도 무대에 내려와 돼지머리에 돈을 꽂고 절을 한다. “젊은 관객들은 처음엔 ‘뭥미’라는 표정으로 보다가 재미있어해요. 고사도 지내지만 ‘헐’, ‘대박’ 같은 대사도 있어요. 과거와 현재가 잘 섞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공연이죠”

극중 뺑덕은 ‘앙대영~’이라며 애교를 부리기도 하고, 심봉사와 태진아의 ‘동반자’를 부르며 관객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든다. 서정금은 지난해 창극 ‘변강쇠 점 찍고 옹녀’에서도 이정표 장승과 호색 할매로 출연해 관객들을 자지러지게 만들었다. “국립창극단에 쟁쟁한 사람들이 몰려있는데 저는 키도 작고 예쁘지 않아서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어요. 그러다 ‘서정금 아니면 할 수 없는 것을 해보자’는 생각에 코믹한 역할을 많이 했어요. 대중들에게 쉽고 재미있게 다가가 소리를 좋아하게 만든 다음 더욱 깊은 소리의 맛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이었죠”

국립창극단의 ‘명품조연’으로 불리는 서정금은 지난 2012년 ‘수궁가’에서 토끼역을 맡는 등 주연도 적지 않게 했다. “요즘은 작은 역할이라도 그냥 놀듯이 제가 가진 신명을 내고 있어요. 진정성이 느껴져서 그런지 관객들이 더 좋아하시는 것 같아요. 어릴 때는 무대에서 푸지게 논다고 해도 지금같은 느낌이 안들었을 거예요. 지금은 아줌마가 되서 푸지게 놀고 있죠”

그는 셋째 아이를 출산하고 지난해 복귀한 슈퍼맘이기도 하다. 지난해 10월말 개막한 ‘단테의 신곡’에는 둘째딸과 함께 출연했다.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욕심을 버려야 할 때가 많아요. 동굴 속에 들어가 소리에 매진하기도 하는 사람도 있지만 저는 애들 키우며 재미지게 살아아죠. 창극은 나름대로의 매력이 많아요”

‘소리의 고장’ 전북 남원 출신인 서정금은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소리를 접했다. “가끔 ‘치가 떨려. 소리 못하겠어’라고 하면 동료들은 ‘너는 천생 배우야. 다른 것은 못해’라고 해요. 1999년에 국립창극단에 들어와 대사없는 조연, 어린이극 등을 해오면서 관객들과 소통하는 법을 배웠어요. 앞으로 시트콤 등을 통해 국악을 널리 알리는 기회를 갖고 싶습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

[사진제공=국립극장]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