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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기, 숙취해소…유자, 겨울 맞춤형 ‘만병통치약’?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겨우내 먹을 김치를 담는 만큼이나 유자청을 담는 것 또한 중요한 월동준비 중 하나였다. 어설픈 겨울바람이 불어올때 쯤 몸통만한 통에 수북이 쌓인 유자를 채썰어 넣고 설탕과 켜켜이 재워놓으면 얼마지 않아 유자향이 듬뿍 젖어든 유자청이 완성된다. 요즘은 작은 병에 나눠담은 수제 유자청이 선물용으로 인기라고.

유자차를 마셔왔던 지난 수십년의 기억을 되돌아보면 나는 보통의 차와는 달리 유자차만큼은 ‘약처럼’ 마셔왔던 것 같다 . 감기 기운이 엄습하려치면 따뜻한 물에 유자청을 넣어 달달한 차로 목을 녹이고 남은 유자까지 꼭꼭 씹어먹은 후 한숨 푹 자고 일어나는 것만한 게 없었다. 건조해진 목을 달래는 것도 따뜻한 유자차 한 잔이었다. 요즘도 까페에서 유자에이드나 유자가 든 음료를 마시면 ‘오늘 내게 주어진 건강을 다 채운’ 느낌이랄까.

겨우내, 감기와의 전쟁을 앞두고 내 몸에 든든한 보호막이 되어줄 ‘유자’의 기특한 효능들을 파헤쳐본다.


■ 감기, 숙취해소… 겨울 맞춤형 ‘만병통치약’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겨울철, 충분한 비타민 섭취는 필수다. 유자에 함유된 비타민C는 레몬의 3배, 단감의 2배가 달한다. 비타민C가 면역력을 높여주고, 유자에 함유된 리모넨 성분은 기침을 줄이고 목의 염증을 가라앉혀 줘 기침, 편도선에 좋은 효능을 보인다. ‘천연감기약’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리모넨은 감귤류의 껍질 등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성분으로 암 예방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송년회나 각종 모임 등 술자리가 많아지는 연말, 숙취해소에도 유자가 특효약이다. 알코올을 분해하는데 사용돼는 비타민C가 다량함유돼 있어 예부터 숙취해소식품으로 애용돼 왔다. 허준의 동의모감에서는 유자에 대해 “유자의 껍질은 두텁고 맛이 달며 독이 없다. 위 속의 나쁜 기를 없대고 술독을 풀며 술을 마시는 사람의 입에서 나는 냄새를 없앤다”고 기록하고 있다. 반복되는 바쁜 일상과 술자리로 피로해지기 쉬운 몸을 깨우는 데도 유자만한 것이 없다. 비타민C가 피로회복에 좋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아는 사실. 여기에 유자의 구연산 성분이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고 소화력을 개선, 심신의 피로를 해소해주는 효능이 있다.

펙틴 함유량도 높다. 주로 사과에 많이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펙틴은 감귤류인 유자의 껍질에도 풍부하게 들어있다. 펙틴은 체질대사를 개선하고 혈중 나쁜 콜리스테롤 수치를 낮춰추는 효능이 있다. 심혈관계 질환, 혹은 혈액순환과 관련된 다양한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또한 펙틴은 소화작용을 도와 변비 등 소화장애를 개선하는 데도 효과적이다. 

■ 비타민P를 주목하라

유자를 비롯해 감귤이나 자몽, 오렌지 등 감귤류에 특이하게 많이 함유돼 있는 헤스페리딘(Hesperidin), 이른바 ‘비타민P’는 뇌출혈, 중풍 등을 예방하는데 특효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껍질의 뒷 면, 대게 알맹이에도 많이 붙어있는 흰 부분에 헤스페리딘이 다량 함유돼 있다. 헤스페리딘은 모세혈관을 강화해 뇌출열 예방에 효과가 있으며 항 동맥경화, 혈압강하 작용을 해 고혈압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

일본의 한 생물화학 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고지혈증 환자들에게 헤스페리딘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케 한 결과 혈액 속에 쌓여있던 지질이 개선됐다고. 또한 비타민P는 간의 해독작용도 도와 피로회복에도 효능이 있고, 비타민 분해를 억제헤 신체의 생리활성을 높인다. 일부 연구결과에 의하면 항암, 항염증 등 항균작용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외에도 유자는 칼슘 함량이 높아 성장기 어린이에게 좋은 식품 중 하나다. 성인 골다공증을 예방하는 데도 좋다. 


■ 유자, 못생겨야 더 좋다?

감귤류 과일을 고를 때 대개가 표면이 부드러운 것을 고르지만, 유자는 껍질이 울퉁불퉁한 것이 더 좋다. 껍질이 고르고 반질한 것은 정작 속 열매를 깠을 때 과율이 적고 향이 옅을 가능성이 높다. 유자의 경우 배꼽 부분이 볼록하게 튀어나온 것이 더욱 품질이 좋으며 무르지 않고 어느정도 무게감과 탄력이 있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은데, 열매가 작은 유자는 단 맛이 적고 대신 쓴 맛이 강하다.

구입한 유자는 신문지에 싸서 냉장보관하는 것이 가장 좋으며, 용기에 보관할 경우 유리 용기를 추천한다. 유자를 오랫동안 손쉽게 섭취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유청을 만들어 유자차 등으로 활용해 먹는 것이 있다. 소금이나 베이킹 소다 등을 이용해 유자의 겉을 잘 씻은 후 칼로 채를 썬다. 채썰은 유자와 설탕은 준비한 통에 1대1의 비율로 쌓아 준 후 밀봉, 숙성을 시키면 달고 맛있는 유자청이 완성된다. 최근에는 유자청을 유자차 외에도 탄산수를 넣어 유자에이드를 만들어먹거나 플레인 요구르트와 함께 먹는 등 다양한 디저트에 활용하는 이들도 많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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