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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활정치 외치던 서울시의회…유람선 통째로 빌려 송년파티
공식적으론 의정활동 평가회시민세금으로 선상 송년회 기획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못해 ‘특권 누리기 혈안’ 비난 자초
공식적으론 의정활동 평가회…시민세금으로 선상 송년회 기획
내년도 예산안 처리도 못해…‘특권 누리기 혈안’ 비난 자초



서울시의회가 세월호 사고가 1년도 지나지 않은 상황에 한강유람선을 통째로 빌려 초호화 송년회를 개최키로 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 심의가 법정시한(16일)을 넘기면서 파행을 거듭하는 가운데 시민들의 세금으로 ‘선상 송년회’를 기획하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는 것.

서울시의회가 표방한 시민을 위한 ‘생활정치’는 오간데 없고, 막말 공무원과 의원보좌관 꼼수 채용에 이어 초호화 송년회까지 ‘특권정치’만 펴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서울시의회와 이랜드크루즈 등에 따르면 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동 한강선착장에서 이랜드크루즈가 운영하는 한강유람선을 빌려 ‘의정활동 종합평가회’를 개최한다. 공식적으로는 의정활동 종합평가회지만 사실상 송년회다.

문광위는 이 자리에 서울시 소관부서 실ㆍ국장은 물론 문화관광분야 소관기관 대표와 간부들을 대거 초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의회 관계자는 “시의원들과 소관부서 및 기관들이 연말을 맞아 저녁식사를 함께하는 자리”라면서 “2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홀을 빌렸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말이 초청이지 사실상 소집”이라며 “참석하지 않으면 4년내내 고생하기 때문에 안갈수도 없다”고 말했다.

또 오는 19일에는 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가 같은 명목으로 선상 송년회를 개최한다. 환수위는 아예 유람선을 통째로 빌려서 송년회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수위는 송년회에서 A전문위원의 퇴임식을 겸하는 등 ‘그들만의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도 시 기후환경본부, 시 푸른도시국, 서울대공원, 한강사업본부, 상수도사업본부 등 소관기관 부서장과 간부들이 모두 소집됐다.

문제는 시의원들의 초호화 송년회가 시민들의 세금으로 추진된다는 점이다. 한강유람선 디너크루즈 이용료는 1인당 6만5000원으로, 여의도에서 출발해 반포대교를 지나 다시 여의도로 돌아오는 코스가 일반적이다. 50명만 참석해도 소요 비용은 3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유람선을 통째로 빌리기로 한 환수위의 경우 이보다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

특히 시민들의 눈을 의식해 배를 통째로 빌려 행사해 문제가 있음을 알면서도 추진하고 있어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민들의 삶은 팍팍해지는데 시의원들이 시민 세금으로 선상 파티를 즐긴다고 하면 누가 좋아하겠느냐”면서 “어쩔 수 없이 참석하는 소속기관들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아울러 A전문위원 퇴임식도 겸하고 있어 시 공무원들은 “전별금을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시의회는 아직 내년도 서울시 예산안도 처리하지 못한 채 법정시한을 넘긴 상태다. 조례를 만드는 시의회가 법도 제대로 지키지 못한데다 제 역할도 못하면서 ‘특권 누리기’에만 혈안돼 있다는 지적이다.

20여년간 서울시에 근무한 한 공무원은 “지난해까지 ‘작은 송년회’를 해왔다. 이런 송년회는 처음”이라며 “오늘(17일) 예산안을 처리해도 자숙해야 할 마당에 소관기관까지 불러 ‘갑질하는 송년회’를 만들겠다는 거 아니냐”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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