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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년기획] 모바일게임 유저 1,430명 대상 직격 설문, "우리는 신선한 게임을 원한다"
- 독창성, 그래픽, 타격감이 게임 선택 기준 
- 퍼즐, 모바일MMORPG, RPG 주로 즐겨
- 게이머 80% 기대 신작 '없다' 충격적 발언 
- 카피캣, 결제유도 심한 게임 많다 지적

최근 영하를 넘나드는 한파 만큼이나 모바일게임 시장에도 싸늘한 기운이 감돈다. 일부 기업들은 위기라는 소문이 정설로 자리 잡으며 게임 개발사들은 대책 마련에 여념이 없다. 국내에서 스마트폰 판매량이 1억대가 넘어가고, 지난 해 '드래곤 플라이트', '애니팡' 등 유명 게임들이 2천만 다운로드를 돌파했던 시장임을 강안하면 지금의 시장 상황은 낯설기만 하다. 혹자들은 50만 다운로드만 넘으면 순위권, 100만 다운로드를 넘으면 대박이라는 말로 시장을 표현한다. 어쩌면 현재 게임 시장은 모바일게임 유저들을 조금씩 잃어버리고 있는 지도 모른다. 대체 이런 현상은 어디서부터 출발했을까. 또 이를 타개할 방법은 없을까.
본지는 송년특집으로 위기에 몰린 모바일게임 시장을 바로 보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유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 결과를 공개한다.

이번 설문조사는 모바일게임 유저 1,43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상자 중 게임을 다운로드 해 본 경험이 없는 유저들과 답변이 누락된 유저들은 무응답자로 처리해 통계에 포함시켰다. 설문은 온라인에서 진행됐으며, 주로 모바일 웹 커뮤니티, 하드웨어 기기 커뮤니티와 페이스북, 본지 독자층을 대상으로 다양한 의견을 묻기 위해 계획됐다.
라이트 유저와 코어 유저들간의 구분은 하지 않았고, 개인 신상정보 보호를 위해 연령대, 직업, 성별 등은 수집하지 않았다.

 

   
 

   
유저 78% 월 평균 2만 1천원 결제

설문에 응한 유저 1,430명중 1,110명(78%)이 게임을 통해 결제를 해봤다고 밝혔다. 이 중 1,102명이 결제 금액을 답했으며, 총 결제 금액은 35,135,000원이다. 1인당 약 3만 2천원씩 결제를 한 셈이다. 흥미로운 점은 전체의 13%가 넘는 유저들이 10만원 이상을 결제했다고 답한 점이다. 일반적으로 카드의 한도가 올 때까지 결제를 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으며, 금액을 계산하기 힘들다는 답변도 눈에 띈다. 기타 의견에는 농담처럼 집 한 채 라고 쓴 의견이 있었지만 특이 케이스로 보고 통계에는 제외했다.
흔히들 게임을 즐기는 소수 1%가 나머지 99%의 게임 비용을 책임진다는 말도 과언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평균 2.7개 게임 다운로드, 주로 퍼즐, RPG 즐겨

유저들은 1인당 평균 2.7개 게임을 다운로드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의 70%가 넘는 유저들이 1달사이에 3개 게임을 다운로드 받는다고 답했고, 10개가 넘는 게임을 받는 유저들도 6%를 넘었다.
충격적인 결과는 따로 있다. 최근 1달새 게임을 다운로드 받지 않는다고 답한 유저가 203명으로 전체 응답자의 14%를 넘어간다. 이들의 데이터를 보면 RPG 타이틀이나 퍼즐을 즐긴다고 답한 유저가 다수 있어 초반에 다운로드 받은 게임을 지금까지도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주로 퍼즐(27%), 모바일MMORPG(18%), 액션RPG(17%)순으로 게임을 즐기며 리듬게임(5%)이나 SNG(4%)를 즐긴다는 유저들도 일부 있었다.
 
 

   
10만 다운로드 당 1억원 매출 예상

이 같은 시장 데이터만 놓고 보면 모바일게임 시장이 위기라는 점이 결코 믿기지 않는다. 숫자를 보면 과거 온라인게임에 준할 만한 데이터가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유저들이 게임에 돈을 쓰는 비용도 적지 않고, 오히려 신규 게임을 다운로드 받는 비중은 온라인게임 시장과 비교하면(온라인게임은 CBT인원을 10만명 모집하기가 힘들다) 훨씬 높은 편이다.
비밀은 따로 있다. 온라인게임은 한달새 신작이 10종 이상 나오기가 힘들지만 모바일게임은 그 10배가 넘는 신작들이 한달사이에 쏟아진다. 1주일 단위로 30개 게임이 나오는 상황도 적지 않다.

 

   
전체 유저를 1천 만명으로 잡고 한달사이 2,700만 다운로드를 한다고 보면 100개 게임사가 한달사이 27만명을 나눠 갖게 되는 셈이다. 문제는 블록버스터 타이틀의 존재다. 상위 타이틀들이 한달새 가용 다운로드 대부분을 점하고 그 이하 게임들은 사실 10만 다운로드를 넘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게임산업 특성 상 전체 다운로드 중 약 1%~3%만 결제한다. 10만명을 모은다면 실 결제자는 1천명에서 3천명 정도인 셈이다. 1인 평균 3만2천원을 쓴다고 하더라도 3천만원에서 1억원정도 돈을 벌게 되는 비즈니스다. 운좋게 27만 다운로드를 나눠 가졌다고 한들 2억 7천만원 매출을 예상할 수 있으며, 역시 대박의 꿈과는 거리가 있다. 냉정하게 말해 절대 다수 개발사들은 한달에 3~4명 인건비를 충당하기도 어려울 만한 돈이 들어오는 시장인 셈이다.

 

   
전체 55% 차트 순위 보고 즐긴다

흥미로운 데이터는 더 있다. 설문조사에 응한 유저 중 781명이 구글 플레이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 등 각 스토어의 순위를 보고 게임을 다운로드 받는다고 답했다. 대부분 상위권 순위를 보며 많아야 30위권내 타이틀들을 보면서 다운로드 받는다고 답한다.
또, 전체의 30% 유저들은 지인의 추천에 의해 게임을 즐긴다고 답한다. 따지고 보면 이 결과는 소규모 게임 개발사들에게 더 불리하다.
사실상 전체의 55%가 순위권 게임을 즐긴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인들이 추천하는 게임 중 대다수가 순위권 게임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외에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TV CM을 보고 게임을 즐긴다고 답한 이는 전무했고, 인터넷 광고를 보고 게임을 즐긴다는 이들은 1%에 불과했다.

 

   
신작 니즈 분명히 있다

그렇다고 해서 시장 상황이 절망적인 것은 아니다. 설문 조사에 응한 유저들 중 38%가 지금 즐기고 있는 게임을 '보통이다'라고 평가한다. 각각 11%와 7%가 부정적인 의견을 표출하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전체의 31%는 게임에 만족도를 표했으며 만점을 준 유저는 11%에 지나지 않는다.
반대로 말하면 다수 유저들이 지금 플레이하는 게임을 제외하고 다른 게임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유저들에게 현재 플레이 하는 게임을 언제까지 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서 전체의 29%만 꾸준히 계속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았고, 1주일 내로 그만둘 예정이라는 유저가 13%, 만렙을 찍을 때까지만 하겠다는 유저도 13%였다. 그 외에 친구들이 그만두기 전까지 하겠다는 유저가 9%, 특정 유닛을 뽑는다거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하겠다는 유저가 7%였다. 사실상 게임 유저 중 42%가 잠재적 이탈자에 속하는 셈이다.

 

   
전체 유저 80% 기다리고 있는 게임 '없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결과는 기대작 포지션이다. 전체 유저 중 80%가 기대하고 있는 작품이 없다고 답했다. 특별한 코멘트는 없으나 '순위권 내 작품'들을 보고 게임을 다운로드 하는 유저들의 특성상 '어떤 작품을 기다려서 플레이 하는 방식'은 아직까지 정착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말하면 누구나 게임을 출시하면 성공 가능성도 함께 공존하는 셈이다.
그렇다고 해서 '기대작'들을 무시할 수는 없다. 오히려 숫자로 계산하면 이들의 가치는 어마어마하다. 전체의 20%에 해당하는 262명은 각각 '마법의 땅 듀랑고', '주사위의 잔영', '아이온 레기온스' 등을 기대작으로 꼽기도 했다. 바꿔 말해 한달에 2,600만 다운로드가 발생한다면 전체의 20%, 즉 520만 다운로드는 이들의 몫인 셈이다. 한달에 52억원 매출을 기대할 수 있는 상태로 비즈니스를 하는 만큼 출시 이후 성과가 기대 되는것은 두말할 필요 없다.

 

   
독창성, 그래픽, 타격감 좋은 게임 기다린다

정녕 유저들을 잡을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아니다 틈새는 있다. 전체 유저 중 54%가 독창적인 게임을 원한다고 밝혔다. 워낙 비슷한 게임들만 출시되기 때문에 새로운 게임을 받으려 하지 않는 다는 것이 그들의 중론이다. 어차피 같은 게임이면 지금 하는 게임을 하겠다는 선택인 셈이다. 이 외에 그래픽(12%), 타격감(6%)순서대로 선호도가 높았으며 기타 각양각색 의견들이 무려 17%를 차지하기도 했다.
번외로 기대작을 선정한 유저들이 '게임을 기대 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서는 기획력(탄탄한 세계관, 콘텐츠 구성) 등이 8%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또, 유명 게임 개발자가 개발한 게임(2%), 뛰어난 그래픽 (5%), 재미있게 플레이한 게임의 후속작(4%)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네임밸류 보다는 재미있어 보이는 게임을 기대한다는 것이 그들의 중론인 셈이다.

변치 않는 유저들의 외침, 답은 누가 할까
"내가 지금 재미있어서 이 게임을 하는 줄 아느냐"
어느 설문 답변자는 기타 의견에 이와 같은 말을 남겼다. 게임을 하고는 싶은데 자신이 원하는 게임은 나오지 않는다는 표현인 듯하다. 또, 한 유저는 "어차피 다운로드 받아봐야 거기서 거기인 게임을 받아 주기에는 와이파이 트래픽이 아깝다"고 답한 유저도 있다.
국내 게임업계는 20년 세월을 쌓았지만 유저들은 여전히 원하는 게임을 플레이 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개발사는 최선을 다해 게임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한다. 사실 다들 익히 알고 있는 결론을 낼 수 밖에 없다. 게임 유저들은 변한 게 없다.
다만, 게임사들도 변함이 없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들은 어느샌가 게임을 떠나갈지도 모른다. 이미 유저들은 크게 차이가 없는 게임성(44%), 과도한 현금 결제를 유도하는 게임들(36%)을 이유로 게임을 다운로드 받기를 거부하거나, 결제를 거부하기 시작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진짜 위기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한 게임 전문가는 모바일 시장에서 '아타리쇼크'가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모바일게임 특성상 개발이 쉬운 관계로 한 작품이 인기를 끌면 1~2개월내에 비슷한 게임 수십개가 쏟아진다"며 "동종 게임 수십개가 자리를 메우고 있으면 점차 게임을 다운로드 받기 싫어하는 유저들이 나오기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상황이 반복되다 보면 아예 게임을 다운로드 받는 것조차 거부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역사적으로 성공하는 게임을 만든 이들은 항상 새로운 도전을 했던 이들임을 잊지말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일범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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