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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년만에 가장 ‘값싼’ 성탄절 만찬
[헤럴드경제 =한지숙 기자] 올해 각국에서 성탄절 음식 장만을 위한 장보기 발걸음이 한결 가벼워질 전망이다.

세계 식량 초과 생산, 식자재 가격 하락 덕에 올 크리스마스 저녁 상차림 물가가 4년만에 싸진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보도했다.

상품 조사 업체 민텍이 조사한 크리스마스 저녁상에 쓰이는 대부분의 식재료 가격은 지난해 보다 하락했다.

서양 명절상에 빠지지 않는 칠면조 고기 가격은 전년대비 4% 떨어졌다. 칠면조와 곁들여 먹는 감자와 새싹 양배추는 나란히 15%씩 값이 내렸다.


크리스마스 대표음식인 민스파이는 작년보다 15% 더 싸게 만들 수 있다. 민스파이 주 식재료인 밀가루, 설탕 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햄ㆍ소시지ㆍ베이컨의 원료인 돼지고기 가격은 14% 하락했다. 말린 과일, 유제품도 작년보다 싸게 구입할 수 있다.

이 뿐 아니라 올해는 PVC로 만드는 인공 크리스마스 트리를 보다 저렴하게 들여놓을 수 있다. 주로 중국에서 생산하는 PVC의 원료인 석탄 가격은 지난해보다 25% 떨어졌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곡물, 고기, 유제품, 식물기름, 설탕의 국제시장 가격을 기본으로 작성하는 식품가격지수는 현재 2010년 8월 이후 최저다.

특히 곡물 작황이 좋아 곡물에서 고기, 유제품 등으로 이어지는 가격 하락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곡물가가 떨어지면 곡물을 사용한 가축 사료 가격이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칠면조, 돼지고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다.

서방 농축산품에 대한 러시아의 수입 중단 조치도 식품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유럽에 돼지고기, 우유가 남아돌게 됐다. 우유가 싸지면서 서양 요리의 기본인 버터 가격은 35% 하락했다.

이 밖에 일반 건포도는 32%, 터키산 씨없는 건포도는 40%씩 가격이 곤두박질쳤다. 말린 과일은 22% 미끄러졌다.

하지만 식자재 가격 하락에 예외는 있었다. 커피, 초콜릿, 헤이즐넛, 아몬드 등 주로 기호식품은 아시아 수요 증가와 생산량 감소로 값이 비싸졌다. 브라질의 오랜 가뭄 탓에 아라비카 커피 원두는 60% 이상 뛰었다. 에볼라 발병지인 서아프리카의 카카오콩 흉작으로 코코아 가격은 10% 올랐다. 헤이즐넛은 주산지인 터키 농장이 서리 피해를 입어 가격이 배로 올랐고 아몬드는 미국 캘리포니아의 가뭄에 가격이 20% 인상됐다.

셀로판지나 포장재에 주로 쓰이는 우드 펄프는 유럽산 기준으로 13% 비싸졌다.

FAO의 압돌레자 아바시안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식품가격지수가 몇개월 동안 안정세였지만, 앞으로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유가와 통화 시장의 불안정성이 식품 원자재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jshan@heraldcorp.com


올 크리스마스 상차림 가격(전년대비 증감률, 단위: %)


민스 파이 -15

초콜릿(카카오) +10

인공 크리스마스 트리(석탄) -25

셀로판 테이프와 포장지(우드펄프) +13

돼지고기 -14

싹 양배추 -15

칠면조 -4

감자 -15

커피 +60


* 민스파이: 설탕, 달걀, 아몬드, 버터, 밀가루, 다진 고기로 만든 영국의 크리스마스 대표 음식

자료 : 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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