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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HD 시대, 프로와 아마추어 경계가 사라진다”
KT 스카이라이프‘ UHD 콘텐츠 페스티벌 토크콘서트’
휴대폰으로 찍어도 작업 가능
콘텐츠 제작 누구에게나 기회

UHD TV 국내 7만대까지 보급
즐길 만한 콘텐츠 보급 시급
3D TV 실패 반면교사 삼아야



천체물리학을 다루며 소위 ‘이과용 영화’로 불리고 있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SF 영화 ‘인터스텔라’의 국내 인기가 유난히 거세다. 제작비 1800억원을 들인 ‘인터스텔라’는 총 169분의 런닝타임 중 60분 분량을 4K 카메라로 촬영해 거대한 우주를 들여다봤다. ‘인터스텔라’의 돌풍과 함께 서울에선 총 7개 뿐인 아이맥스 영화관의 영상 비교 그래프까지 등장했고, 주말이면 암표 장사가 기승을 부릴 정도로 매진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수준의 UHD 스크린을 갖춘 서울 잠실 롯데시네마의 슈퍼플렉스G가 돌연 떠오른 이유도 ‘볼 만한 콘텐츠’ 하나가 등장하며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이창재 감독) 기술의 발전과 발을 맞춘 덕이다.

UHD는 기존 HD보다 4배 이상의 화질을 구현하는 차세대 영상기술로 지금 영화계를 비롯해 방송, 광고, 사진 업계는 앞다퉈 미래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한 상황이다. 고가의 UHD TV가 200만원대로 떨어지자 올 들어 국내 UHD TV 보급 대수는 7만대까지 늘어난 만큼 TV로 즐길 만한 콘텐츠의 보급이 시급한 상황이다. 

UHD 시대를 준비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제1회 UHD 콘텐츠 창의 공모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마련된‘ 룩앳락(LOOK at 樂) UHD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교환했다. [안훈 기자/rosedale@heraldcorp.com]

지난 20일 KT 스카이라이프는 제1회 UHD 콘텐츠 창의 공모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UHD 시대를 준비하는 각 분야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을 마련했다. 영화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UHD 창의공모전 심사위원장)을 비롯해 황보현 크리에이터(HS애드 상무, 칸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 심사위원), 권오철 천체사진작가(4K 타임랩스 영상 전문작가), 이창재 다큐멘터리 감독(중앙대 첨단영상대학원 부교수)가 패널로 참석한 ‘룩앳락(LOOK at 樂) UHD 토크콘서트‘다.

이제 막 ‘시작 단계’에 들어섰다지만 업계의 준비가 늦은 것은 아니다. “극장의 영상 시설은 여전히 2K가 대다수이나, 영화업계에선 필름 카메라가 아닌 4K 카메라로 촬영”(정윤철)에 한창이고, 사진 업계에는 “수년 전 UHD 콘텐츠를 제작해 현재는 4K를 뛰어넘는 8K 시대를 대비”(권오철)하고 있다. UHD TV 판매시 상영할 콘텐츠로서 광고업계에서도 이미 UHD 광고를 만들어왔다. 방송업계 역시 마찬가지다. 지상파 방송3사에선 다큐멘터리(SBS ‘아름다울 미’)나 드라마(MBC 드라마페스티벌 단막극)을 4K로 제작해왔고, 유료 방송업계도 UHD 콘텐츠 수급을 늘리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하다. 시청자가 즐길 만한 콘텐츠의 부족으로 야심차게 열었던 3D TV 시대는 뼈 아픈 실패만 남겼기에 이날 토크콘서트에서도 전문가들은 UHD 콘텐츠 제작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보다 선명하고 생생해진 UHD 화면은 특정 부분에서 빛을 발한다. “밤하늘의 별”(권오철)을 사진으로 담거나, 다큐멘터리에서 “오지나 우주 등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지역”을 촬영하고 “사람들의 표정과 질감”(이창재)을 영상으로 담는 데에 장점을 보인다. 정윤철 감독은 특히 “디테일이 좋아지기 때문에 영화에 담기는 정보량이 많아진다. 편집이 느려도 보는 재미가 있어 영화문법에도 변화가 있을 것 같다”며 “UHD가 가진 장점을 잘 활용한다면 스토리에서도 다른 상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흔히 액션률이 없는 영화는 재미없다 생각할 수 있는데 UHD에선 배우의 연기와 작은 사물의 디테일 등이 살아있기 때문에 굉장히 재밌고, 볼 만한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광고업계는 진일보한 기술을 통해 사람의 감정까지 끌어들이는 진화를 만났다. 황보현 크리에이터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영상통화서비스 스카이프의 광고를 언급하며,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들이 스카이프를 통해 만난다는 광고인데, 헤어진 가족이 선명하고 생생한 영상의 장점으로 마치 한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며 “영상이 좋다는 것과는 별개의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콘텐츠가 기술과 하드웨어를 리드한다고 하지만, 하드웨어나 기술이 콘텐츠를 이끌 수 있는 대표 사례”라고 설명했다.

미래산업을 선도할 기술인 만큼 UHD 콘텐츠의 제작 과정은 장비에 대한 이해와 후반작업 등에 대한 두려움으로 수많은 제작자들에겐 접근성이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 모인 전문가들은 “UHD 콘텐츠의 제작은 모두가 똑같이 시작하는 단계다. 창작자에 있어서도 프로와 아마추어 경계가 없어지는 시대이니 시도해야 한다”(정윤철)고 강조했고, “반드시 비싼 장비로 찍지 않아도 된다. 홈미디어나 휴대폰 등으로도 얼마든지 작업이 가능해 장비에 있어서도 경계가 사라진다. UHD 콘텐츠의 제작은 누구나 평등하게 출발할 수 있는 기회”이니 두려움 없이 시도할 것을 조언했다. “못하는 걸 하려고 하는 제약에 발목을 잡히기 보단 자신이 만드는 이야기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설정을 잡아두고 자유롭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이창재 교수는 덧붙였다. KT 스카이라이프가 진행한 UHD 콘텐츠 창의 공모전이 일반인 참여 기회를 넓히며 콘텐츠의 양도 확보할 수 있는 대표적인 축제인 셈이다.

“이미 UHD 시대”에 돌입한 만큼 권오철 사진작가는 UHD 시대를 준비하며 “콘텐츠의 많은 양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만들어놓은 콘텐츠를 소비자가 쉽게 접근하기 위한 그만큼의 투자가 필요하다. 기가 인터넷 등의 망이 빨리 구축돼야 진짜 UHD 시대가라고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승희 기자/s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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