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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心 이동 韓…오바마‘우려 메시지’나오나
오늘 한ㆍ미 정상회담 핫이슈는‘ 한ㆍ중 FTA’
외줄타기 韓외교 中에 기운 모양새
“中도 공산품 양보하며 협상 공들여
“美는 ‘APEC 기간 타결’ 불편한 심기
“정치·군사적 韓 입장확인” 강경론도



11일 한ㆍ미 정상회담이 열릴 예정인 가운데 전일 한ㆍ중 간 FTA(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지켜봤던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중국 경도’에 우려의 뜻을 보낼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미ㆍ중 관계에 밝은 전문가들은 한ㆍ중 FTA에 대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외줄타기를 하던 한국이 중국 쪽에 좀 더 기울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한국이 미국 쪽으로 더 가까이 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중국이 FTA 카드를 썼다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대부분 제조업 분야를 양허제외하려던 자세에서 한발 물러나 협상 타결에 집중한 것은 한ㆍ중 FTA를 경제 뿐 아니라 전략적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은 한ㆍ중 FTA가 자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아시아·태평양 자유무역지대(FTAAP)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한ㆍ중 양국의 움직임에 대해 부담감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미주연구부장은 “이미 한ㆍ미 FTA가 먼저 체결된 상황에서 미국이 경제적으로는 한ㆍ중 FTA를 두려워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그러나 이번 협상이 중국에서 열리는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에 타결된 점에 대해서는 불만을 표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자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참여할 것을 요청한 데 대해 박 대통령이 “긴밀히 소통하겠다”며 명확한 의사를 밝히지 않은 점이 미국의 우려를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불투명한 지배구조 상 AIIB가 중국의 세계 패권 전략의 도구로 전락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양자 이슈를 논의하는 한ㆍ미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한ㆍ중 FTA를 직접 거론하며 한국을 압박할 가능성은 적다. 그러나 미국의 대중 포위전략과 맞물려 있는 동맹 현안에 있어 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오바마 행정부 내에서 “경제 분야에서 중국이 선수를 친 만큼 정치ㆍ군사적 측면에서는 한국의 입장을 분명히 확인해야 한다”는 강경론이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사일방어체계(MD)의 일환으로서 추진되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주한미군 배치에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 것으로 관측된다. 전시작전권 이양을 위한 조건 마련을 명분으로 글로벌호크 등 중국을 감시하는데 사용될 수 있는 정보자산 구매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우리 정부가 가입을 추진 중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문턱은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TPP가 대중 경제 봉쇄 전략의 성격이 큰 만큼 한국이 TPP에 참여할 경우 한ㆍ중 FTA의 전략적 의미가 퇴색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미주연구부장은 “중국과의 친밀한 관계가 경제적 측면에서 꼭 필요하다는 점을 미국에 충분히 설명하고 대신 동맹 현안에 대해 선제적으로 우리 입장을 분명히 밝힘으로써 큰 전략적 틀에서 미국과 함께 할 것임을 확언해야 한다”며 한국의 대응전략에 대해 조언했다.

원호연 기자/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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