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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동판 가로수길? 특급호텔이 만든 쇼핑몰을 가다
[헤럴드경제=손미정 기자] ‘신사동 가로수길’이란 명칭만으로도 전해지는 느낌이 있다. 2030, 젊음, 세련됨, 트렌디(trendy)함 정도가 그 중 일부가 되겠다. 소위 트렌드세터들은 이곳으로 간다. 즉, 입고, 먹고, 즐기는 모든 것에 대한 2014년 대한민국 유행의 중심에 가로수길이 있는 셈이다.

오는 24일 1차 오픈을 앞둔 삼성동 파르나스몰은 ‘삼성동판 가로수길’로 통한다.

마시모두띠, 마리메꼬, 닐스야드 레머디스 등 가로수길 대표 브랜드들이 좌우로 늘어선 내부가 그 별칭의 이유를 짐작케 한다. 금은방, 중년층을 위한 부띠끄가 자리했음직한 호텔의 지하가 젊고, 세련됐고, 핫(hot)해졌다. 


파르나스 호텔은 특급호텔 최초로 복합쇼핑몰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 파르나스몰은 4년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내놓은 그 결과물이다. 인터컨티넨탈 서울 관계자는 “호텔의 문 턱이 과거보다 많이 낮아졌음에도 불구하고 호텔 내부에 고객들이 정작 즐길 거리가 없었다”며 “투숙객과 호텔 방문객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자는 생각에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2호선 삼성역 6번출구를 나와 코엑스 광장을 지나기 전 정면에 보이는 ‘딘앤델루카’에서부터 파르나스몰은 시작된다. 과거 현대백화점으로 가는 ‘통로’ 쯤으로 여겨졌던 공간. 끝에 보이는 백화점 식품관을 향해가거나 빠져나오는 단조로운 흐름과, 그 양 옆으로 상점들이 지루하게 늘어서있던 그 통로는 이제 백화점과 코엑스몰을 향해 갈라지고, 그 갈라진 길이 중간중간 다시 이어지는 입체적인 공간의 모습으로 재탄생했다. 


파르나스몰의 기획과 설계, 공간 디자인, 브랜드 선정 등 전체적인 컨설팅은 일본 롯본기힐즈와 오모테산도힐즈를 설계하고 운영한 일본의 모리빌딩이 맡았다. 모리빌딩의 상환경 디자이너 카노 다카시가 파르나스 몰의 디자인을 맡으면서“코엑스몰을 드나드는 젊은층과 백화점을 애용하는 하이엔드층 모두에게 거리로서, 하나의 지역으로서 이상적인 꼭짓점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고 전했다. 카노 다카시의 말처럼 심플한 디자인 속에서도 동선과 소비층을 고려한 브랜드 배치가 눈에 띈다. 백화점으로 향하는 통로에는 프리미엄 스타일 브랜드를, 코엑스로 향하는 길에는 캐쥬얼한 브랜드와 화장품 브랜드를 편성했다.

전체적으로 단조로운 디자인 속에서도 개별 브랜드의 내부 디자인은 해당 브랜드만의 특징과 이미지를 최대한 살렸다. 그 중에서도 파르나스몰을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영국 브랜드 ‘올세인츠’ 매장 양측 벽을 가득 메우고 있는 까만 재봉틀의 모습은 가히 ‘압도적’이다.


딘앤델루카, 공차 등 일부 브랜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식음업장은 몰 가장 안쪽에 배치했다. 그 중 프랑스 스타쉐프 베이커리샵인 콘트란 쉐리에의 국내 1호점과, 유명 카라멜 팝콘 브랜드인 시애틀의 쿠쿠루자, 치즈케익 까페인 주니어스 등 쟁쟁한 디저트샵들이 현대백화점 식품관과 어깨를 맞대고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콘트란 쉐리에 내부에는 백화점 쇼핑백을 들고 커피를 마시거나 빵을 사는 이들이 왕왕 보인다.

삼성동판 가로수길이라는 별칭에 대한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보자면, 정작 가로수길은 파르나스몰이 꿈꾸는 그림이 아니다. 저가의 편집숍과 고가의 브랜드숍들이 혼재된 가로수길과 달리, 프리미엄급의 브랜드만을 한 곳에 모았고, 트렌드세터와 젊은층 만이 아니라 호텔투숙객, 백화점 고객, 삼성동 일대에 근무하는 샐러리맨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꾸몄다.

파르나스몰의 목표는 카노 다카시의 말에 담겨있다. “롯본기힐스에서 근무하는 이들을 일컬어 ‘힐스족’이라고 한다. 파르나스 몰에 온 모든 이들이 여기에 있는 것만으로도 스스로 가치 있게 여기길 바란다”.

/bal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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