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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기농이라 안심? 유기농이라도 따져라
[헤럴드경제=오연주 기자]4살짜리 아이를 둔 주부 정모(39)씨는 최근 식중독균이 다량 검출된 유기농 웨하스가 유통됐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을 받았다. 정씨는 “유기농 과자라고 해서 믿고 샀는데 세균이 득실거리는 과자를 내 손으로 줬다고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난다”며 “아이들이 먹는 다른 유기농 제품에는 문제가 없는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유기농=몸에 좋다’는 인식에 따라 유기농 제품이라고 하면 안심하고 사는 이들이 많다. 그러나 유기가공식품도 원료만 유기농일 뿐 제조, 영양성분 등의 문제는 일반 식품과 똑같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1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국내 유기가공식품은 올해부터 인증제가 시행되고 있다. 유기(Organic) 표시의 신뢰도를 높여 소비자와 생산자 모두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로, 원료와 제조공정 등을 국내법에 따라 지정받은 인증기관에서 인증을 받아야 한다. 

크라운제과 유기농 웨하스

이에 따르면 유기가공식품은 유기농 원료를 95% 이상 사용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크라운 유기농 웨하스도 유기농소맥분, 유기농 설탕, 유기농전지분유 등을 사용한 제품으로 ‘유기농 원료 95%, 나머지 5%는 우리의 정성이에요’라는 광고문구가 들어있다.

그러나 원료가 유기농이라는 차이를 빼면 일반 제품과 관리상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관계자는 “농산물과 달리 가공식품은 대체로 가열 공정이 들어가기 때문에 유기농이라고 해서 특별히 더 식품안전에 취약하다거나 이번처럼 크게 문제된 사례는 없었다”며 “유기가공식품은 원료가 다를 뿐 일반 가공식품과 제조, 유통 단계에서의 차이점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유기 가공식품 마크

일반적으로 유기가공식품의 안전성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크림이 들어간 웨하스처럼 식품안전에 더 취약한 유기농원료가 있을 수도 있다. 크라운제과의 일반 웨하스 제품은 문제가 없는데 유기농 웨하스만 문제가 된 것도 이 때문이다.

크라운제과 관계자는 “가열공정이 없는 크림, 특히 유기농일 경우에는 미생물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이 때문에 다른 제품보다 자가품질검사를 더 자주하며 철저히 관리한다고 했는데 이런 문제가 발생해 송구스럽다”고 전했다.

올해 식약처가 회수 조치한 유기가공식품으로는 웨하스 외에 야채수, 선식 등의 제품이 있다. 즉 가열제품이라고 하더라도 유기농 콘셉트에 맞춰 방부제, 첨가물을 최소화하는 경향이 있어 품질관리에 조금만 소홀해도 문제가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한 소비자가 대형마트의 유기농 제품 진열대서 물건을 고르고있다.

또한 유기가공식품이라고 해서 반드시 몸에 좋은 것도 아니다. 유기농 원료에 대한 소비자 신뢰 덕분에 유기농은 특별히 더 건강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오산이다.

유기가공식품은 영유아 전용 제품이 많은데 당, 나트륨 함량 등을 살펴보면 일반 과자와 다를 바 없는 경우도 많다.

크라운 유기농 초코 웨하스를 예로 들면 당류 함량이 1회 제공량(42g)당 12g으로, 크라운 카카오 웨이퍼 1회 제공량 1봉지(52g)의 당류 함량 15g과 큰 차이가 없었다.

특히 요즘 주목을 받고 있는 나트륨은 유기농 초코 웨하스가 70mg로 카카오 웨이퍼 45mg보다 오히려 높았다. 콜레스테롤 역시 카카오 웨이퍼는 0mg인데 반해 유기농 초코 웨하스는 10mg로 나타났다.

/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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