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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분만에 검사 끝…이상한? 현역병
인성검사 이상자 87%가 현역 입대 판정
병력수급 부족…현역병 비율 90% 넘어
병무청 허술한 징병검사 실효성 의문



병역 부족을 이유로 입영대상자의 현역 판정 비율이 90%를 넘어선 가운데 병무청 징병검사 실효성이 국감장 도마에 올랐다. 통상 2~4시간 걸리는 심리검사를 20여분만에 처리하는 등 현역 판정을 늘리기 위해 징병검사가 허술하게 진행되고 있지 않냐는 지적이다. 실제로 인성검사 이상자로 분류된 인원의 87%가 현역으로 입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사단 윤 일병 사망사건의 가해자인 이 모 병장이 징병심리검사에서 공격성이 강한 것으로 경고됐음에도 현역으로 입대한 것도 이 같은 허술한 징병검사가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송영근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신검 인성검사 이상자 현황’에 따르면 2013년 징병 신검 대상자인 37만7193명 중 이상자로 분류된 인원은 3만922명으로 전체의 8.2%이다.

그런데 이들 중 13%(4136명)만이 4급, 면제, 재검 등의 판정을 받았고, 나머지 87%(2만6786명)는 모두 현역으로 입대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 징병제도상 심리검사 결과만으로는 면제를 받을 수 없도록 돼 있다. 다만 정신과 의사가 정신과 질환을 확인해 준 경우에만 면제가 가능하다. 2013년 정신과 질환을 이유로 면제를 받은 인원은 524명에 불과했다.

이 같은 추세는 입영 대상자의 현역 판정 비율이 증가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지난 1986년 51%에 그친 병무청 징병검사의 현역 판정 비율은 1993년에는 72%, 2003년에는 86%를 기록했고, 지난해에는 91%를 기록했다. 현역판정 증가는 입영대상자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복무자원 부족을 메우기 위한 고육책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병무청 1차 심리검사에서 적용하는 인성검사 문제지인 KMPI가 의도적이고 비정상적인 답변을 구별할 만한 타당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고 평가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백군기 의원 역시 이 같은 인성검사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1차 심리검사 이후 이뤄지는 2차 심리검사를 담당하는 임상심리사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민간병원에서 임상심리사 1명이 검사하는 인원은 일일 2~3명이며, 1인당 검사시간은 2~4시간인데 비해, 병무청에서 임상심리사가 검사하는 인원은 일일평균 11.3명으로 소견서 작성시간을 제외하면 1인당 실제검사 시간은 불과 20여분도 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백 의원은 “병력 수급이 어렵다고 현역 복무에 부적합한 자원들까지 무리하게 현역병으로 입대 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2박 3일간 다각적으로 징병검사를 실시하는 스위스 등 해외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임상심리사 등 전문 인력을 확충 등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난해 현역으로 입대했다가 질병을 이유로 귀가한 사유는 정신과가 전체 4577명의 33.8%인 1533명으로 가장 많았다.

유재훈 기자/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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