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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예인, 그들은 공짜로 백을 들지 않는다
유명인과 SNS 노출컷 ‘파파라치 마케팅’
폭풍검색 유도 파워블로거는 숨은 공로자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배우 ○○○의 일상이 담긴 사진이 공개됐다. 사진 속 ○○○는 차분하고 깔끔한 스타일링으로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걸그룹 멤버 △△△가 이른 아침부터 공항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 핑크색을 좋아하기로 유명한 △△△는 여성스러운 매력을 비행기까지 담았다.”

인터넷 뉴스 화면을 도배하다시피 장식한 차분한 스타일링의 배우 ○○○과, 여성스러운 매력을 물씬 풍긴 걸그룹 멤버 △△△의 공통점은? 바로 같은 럭셔리 브랜드의 백을 들고 있다는 것이다.

패션업계의 ‘파파라치 마케팅’이 날로 진화하고 있다. 스타들의 연출하지 않은 듯 자연스러운 파파라치 사진을 인터넷 언론을 통해 한날 한시에 띄우고 파워블로거들이 이에 대한 상세 정보를 블로그에 올려 ‘서포트(Support)’하는 방식으로 패션 브랜드를 홍보하는 고도의 마케팅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얼마전 공항 패션이 화제가 된 티아라 지연.사진은 기사내용과 직접 관련없음 [헤럴드경제DB]

▶패션업계 진화하는 파파라치 마케팅=패션업계 파파라치 마케팅의 원칙은 브랜드 명을 직접적으로 홍보하지 않는 데 있다. 대신 소비자들이 스스로 ‘○○○백’을 검색하도록 유도한다.

언론을 통해 스타의 파파라치 컷이 노출되는 날엔 파워블로거들의 손이 분주해진다. 파워블로거들은 ‘○○○백 알고 보니 어디꺼’라는 방식으로 브랜드명과 특징을 자세하게 설명한 글을 포스팅한다. 블로그 방문자들은 기나긴 ‘스크롤 압박’에도 불구하고 관련 정보를 탐독한다.

이렇게 해서 클릭수가 올라가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는 ○○○백과 브랜드 이름이 키워드 자동 검색과 연관검색어로 묶이게 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자연스럽게 ‘워너비 스타’가 들고 있는 그 백을 갖고 싶은 욕망을 키우게 된다.

▶“그들은 공짜로 백을 들지 않는다”=연예인이 파파라치 컷을 통해 브랜드를 홍보할 때 현물은 원하는 대로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다.

트위터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를 통해 백 하나 들고 찍는 사진을 노출시키는 데에는 기본 200만원선. 사진과 함께 기재되는 글도 대부분 홍보업체에서 미리 ‘가공’해준다.

한 홍보업체에 따르면 과거 연예인이 패션브랜드 광고 모델 계약을 할 때에는 화보 촬영 횟수, 시즌별 광고 횟수 등이 기준이 됐지만 이제는 파파라치컷과 SNS 업로드 여부가 함께 계약 조건으로 묶인다.

연예인도 ‘급수’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인기도에 따라 최고 1000만원까지 올라간다. 그러나 광고주들은 패션ㆍ뷰티 쪽으로 이름난 스타들보다 ‘브랜드 홍보를 전혀 하지 않을 것 같은 연예인’들을 더 선호한다는 것이 홍보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파파라치 마케팅의 숨은 공로자 ‘파워블로거’=여성 소비자들이 패션, 뷰티 제품에 대한 상세 정보를 얻는 주요 매체 중 하나가 블로그다. 포스트의 수와 주목도, 인기도 등 계량적 활동 지표를 기준으로 선정된 파워블로거들은 1인 광고매체와 같은 역할을 한다.

이들 파워블로거들은 포스팅의 댓가로 기본 원고료 10만원에 ‘현물’을 얹어 받는다. 뷰티 제품의 경우 원고료가 30만원 정도로 더 세다. 브랜드 밸류가 높으면 제품만 받고 홍보를 대행하기도 한다. 30만원 상당의 국내 브랜드 여성 재킷같은 경우도 이에 포함된다.

홍보업체 한 관계자는 “패션업계에서 이와 같은 마케팅 기법은 매우 흔한 일”이라면서 “이젠 일반인들도 많이 눈치 챈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김아미 기자/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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