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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토 에세이> 한 글자…한 글자…60만 ‘납활자’가 말을 걸다
국내 유일의 활판인쇄소, 파주출판단지‘ 활판공방’
독서의 계절이라 불리는 가을이 어느 새 곁에 자리잡고 있다.

요즘은 디지털기기 발전으로 인해 테블릿PC, 모바일등등 여러 가지 형태로 책이 읽힌다. 아날로그를 찾아봤다. 그리고 이왕이면 인쇄도 옛날방식으로 하는 책을 찾아봤다.


‘활판인쇄’-납활자를 배열하여 연판을 이용하여 인쇄하는 인쇄 방법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활판 인쇄로 책을 만들어내는 활판공방이 경기도 파주시 파주출판단지에 자리잡고 있었다. 국내유일이라서 그런지 인터넷에서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이곳은 어린이들과 학생들의 체험으로 인해 입소문과 함께 파주출판단지를 찾으면 꼭 찾아가 봐야하는 필수코스로 자리잡고 있다. 


출근시간에 맞춰 찾은 공방에 들어서자 마치 70-80년대로 돌아 간 듯하다. 흔한 전자기기는 하나 없고, 낯선 잉크냄새와 옛날 방식의 오래된 기계들로 가득하다. 공방을 둘러보니 마치 도서관의 서가처럼 생긴 문선대에는 납으로 만들어진 활자들이 가득 차 있다. 공방 관계자에 의하면 금속 봉에 일일이 새겨만든 자모(字母)로 활자를 주조(鑄造)하여 선반 가득 빼곡히 들어차 있는 활자의 수만 60여만자가 넘는다고 한다. 그리고 활판인쇄로 만든 책들과 여러 가지 문헌 그리고 학생들이 체험할 수 있는 공간까지 마련돼 있다.


우선 활판인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 체험해봤다. 주조된 활자들을 가지고 원고를 보며 필요한 활자를 찾아 모으는 문선, 한 글자 한 글자 식자하여 판으로 묶는 조판, 수정과 교정을 마치면 인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본의 방식으로 일련의 전 과정들이 한 공간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과정을 거쳐 인쇄된 글자들은 마치 살아있는 듯 하다. 이것이 아날로그의 매력이 아닐까?


인쇄기가 다시 돌아간다. 시끄럽게 덜그럭덜그럭 거리며 하얀 종이에 글자들이 찍혀 나온다. 잉크가 안 말랐을 것 같은 글자 하나 하나에 가을의 향기가 묻어나는 듯하다.

체험교실은 유아에서 성인까지 전체를 대상으로 파주 출판도시 활판공방 내외에서 상시로 예약제로 진행된다. 

글·사진=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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