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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에게는 아프리카가 있다/나에게는 중동이 있다

[헤럴드경제=김아미 기자] 집, 학교, 회사라는 굴레를 벗고 낯선 땅으로 떠나 새로운 삶을 일군 이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동경과 질시를 함께 불러일으킨다.

그들의 도전과 열정은 내가 하지 못했던, 혹은 내가 갖지 못했던 것이기에 마냥 동경의 눈빛으로 바라보게 된다. 그들의 새로운 삶이 돈과 명예라는 세속적인 성공까지 덤으로 얹어질 때 질시는 극대화된다. 학벌이 좋았다던가 자본금이 충분했다던가 부모님의 지원이 있있다던가 하는, 소위 말하는 ‘버프(Buffㆍ캐릭터의 능력치를 증가시켜주는 효과를 일컫는 온라인 게임에서 쓰이는 용어)’가 어떤 형태로든 있었을 것이라고 평가절하하기 십상이다.

‘나에게는 아프리카가 있다’와 ‘나에게는 중동이 있다’ 두 편의 책은 20년간 몸담았던 신문사를 나와 자유로운 글쓰기를 위해 ‘지구촌 순례기자’를 자처한 저자가 중동의 서쪽 끝 모로코에서 동쪽 끝 오만까지 두달, 그리고 케냐, 탄자니아 등 아프리카 곳곳을 석달동안 돌며 만난 한국인 9명과 8명의 성공 스토리를 각각 담았다. 


아프리카 최초로 가발 전문 매장을 낸 짐바브웨의 가발회사 사장님, 원양어선 70척을 이끌고 대서양을 주름잡던 모로코의 선원 송출회사 사장님, 한국인 최초로 터키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따낸 이스탄불의 부동산 중개업소 사장님 등 ‘기회의 땅’에서 인생의 승부를 걸고 마침내 ‘성공’이라는 열매를 획득한 사람들의 이야기다.

이들의 인생 탐험을 가능하게 한 버퍼는 학벌도, 자본도, 부모님도 아닌 열정이었다. 도전과 실패, 좌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도전…. 그들이 ‘사장님’이 된 것은 스스로가 인생의 ‘갑’이 되고자 가슴 속에서 우러나오는 열정과 진중하게 마주하며 살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엇보다도 가슴을 뛰게 하는 사연은 ‘스펙 지상주의’를 벗어던지고 머나먼 이집트 홍해를 무대로 활약하는 ‘인어 자매’ 이윤선ㆍ이윤진씨의 이야기다. 서른살 안팎의 이 자매는 스쿠버다이빙에이전시 ‘레드시다이브팀’을 운영하고 있다. 홍해 후르가다 한복판에서 독일, 영국, 스위스, 스웨덴, 러시아 등 유럽의 쟁쟁한 업체들과 경쟁하고 있는 이 자매는 동대문에서 옷장사를 하거나 지방에서 대학교를 다니고 있던 한국의 평범한 20대 여성들이었다. 학벌, 집안, 재산 어느 것 하나 특출나지 않은 그녀들은 푸켓에서 우연히 접한 스쿠버다이빙을 통해 인생의 갈증과 정면으로 조우한 뒤 바닷속에서 새 항로를 찾기로 결심한다. 단돈 300달러로 시작한 ‘이집트 어드벤처’ 과정에서 그녀들은 급료를 떼이고 사기를 당해도 ‘미치도록 좋아하는 일을 미치도록 하면서’ 한평생을 사는 삶을 향해 꿋꿋이 직진한다.

저자는 한번 선택한 아네모네 산호초를 죽을 때까지 떠나지 않는 아네모네피시의 이야기를 전한다. 대부분의 인간이 일평생 자신이 선택한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는 아네모네피시를 닮았기 때문이다. 만화영화 ‘니모를 찾아서’의 어린 아네모네피시 물고기 니모는 모험을 찾아 길을 떠난다. 니모가 될 것인가?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고 게다가 인생은 짧다.

am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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