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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리포터 마법’ 걸린 日유니버셜스튜디오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일본 오사카에 위치한 유니버셜스튜디오(USJ)의 해리포터관이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 7월 15일 문을 연 USJ의 해리포터관(해리포터의 마법의 세계ㆍ위자딩 월드 오브 해리포터)은 보름 만에 내방객 87만명을 끌어들이며 7월 내방객으로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해리포터 인기에 주변 호텔과 식당가는 만원세례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권 여행사들은 앞다퉈 USJ투어상품을 내놓고 있다.

USJ가 결과적으로 해리포터 흥행 돌풍을 일으켰지만 해리포터를 유치하기까지는 적지않은 난관을 넘어야했다. 하마터면 도쿄나 파리 디즈니랜드에 뺏길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아사히신문은 “개관 이후 14년 만에 USJ가 해리포터 마법에 걸렸다”면서 해리포터 유치까지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소개했다. 

일본 유니버셜스튜디오 해리포터관 관람객들이 호그와트 성 앞에서 ‘버터맥주’를 마시며 즐거워하고 있다. 출처=아사히신문

▶3만엔 강ㆍ30만엔 바다?=USJ는 해리포터 유치에 ‘3만엔 강, 30만엔 바다’라는 마법을 걸었다. 3만엔(약 30만원)은 그동안 관람객이 USJ가 위치한 오사카 인근 간사이(關西) 지방을 벗어나지 못한 것을 극복하자는 의미다. 오사카로 통하는 고속철도 신간센 비용 3만엔에서 착안했다. 30만엔(약 300만원)은 바다 건너 해외고객을 유치하려는 USJ의 포부가 담겨 있다.

USJ가 해리포터 테마파크를 추진하기 시작한 것은 2009년. 미국 유니버셜스튜디오가 USJ에 해리포터 도입을 권유하자 글렌 검펠(66) USJ 사장은 장고에 들어갔다. 2001년 USJ 오픈 이후 지속적인 매출 하락의 해법을 찾아야 하지만 해리포터에 드는 막대한 비용이 문제였다.

2009년 USJ 내방객은 750만명으로 2001년 개관이래 최저였다. 당시 매출액은 700억엔(7033억원)인데 비해 해리포터 투자 리스크는 500억엔(5023억원)으로 부담이 컸다

검펠 사장은 결국 권유를 거절한다. 그러나 이듬해 6월 미국 올랜도 유니버셜스튜디오 해리포터관이 문을 열자 8시간이 이상 대기하는 관람객이 속출하는 등 인파가 몰린 것을 보고 생각을 바꿨다. 당시 미국 유니버셜스튜디오는 2010년 내방객이 400만명 늘었다.

USJ의 검펠 사장은 임직원들에 “해리포터는 ‘게임체인저’다. 반드시 도입한다”고 단언하면서 해리포터 도입을 진두지휘했다.

일본 유니버셜스튜디오 해리포터관 전경. 출처=아사히신문

▶디즈니랜드 추격 사활=USJ가 해리포터에 사활을 건 것은 도쿄디즈니랜드에 대한 라이벌 의식이 주효했다. 검펠 사장은 무엇보다 USJ관람객의 간사이 의존도(60%)를 줄여야 했다. 그렇지 않고서는 연간 3000만명을 끌어모으는 도쿄디즈니리조트(TDR)을 따라잡을 수 없었다.

한번은 해리포터가 도쿄와 파리로 넘어갈 수 있다는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디즈니는 역시 해리포터에 눈독을 들인 터였다. 디즈니는 그동안 영화 ‘스타워즈’와 ‘아바타’를 유치해 관객몰이를 한 전례가 있다. 이에 유니버셜은 ‘스파이더맨’으로 맞서왔고 다음 반격카드로 ‘해리포터’를 준비했던 것이다. 

해리포터가 도쿄나 파리 디즈니로 넘어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자 검펠 사장은 “동일본대지진으로 활기를 잃은 일본에 원기를 북돋고 싶다”며 워너 사에 호소했다.

또 “해리포터 세계관을 충실히 표현하겠다”고 약속해 신임을 쌓았다. 실제로 호그와트 성을 영화 이미지대로 석양에 빛날 수 있도록 각도를 세밀히 조정했다. 원작의 성 주변에 있는 검은 호수는 일본에서 처음 구현됐다.

이같은 USJ의 진심은 워너 사의 결정에 큰 영향력을 가진 해리포터 원작자 JK 롤링에도 전해져 2012년 초 정식 계약체결을 이끌었다.

한편 해리포터 테마파크 건설비로는 약 400억엔(4019억원)이 투입됐다. 해리포터관은 향후 10년간 오사카 등 인근지역에 약 3조1420억엔(약 32조원) 경제효과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를 포함해 국내외 여행 수요 발생에 따른 일본 전체 경제에 주는 효과는 5조6290억엔(약 5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cheon@heraldcorp.com


☞유니버셜스튜디오재팬(USJ): 일본 오사카 시가 오사카만 재개발을 위해 미국 영화 테마파크 ‘유니버셜스튜디오’를 유치, 2001년개관했다. 오사카 시와 현지기업 등 공공부문과 민간부문이 공동으로 출자한 민관합동법인에 의해 운영됐지만 방문객이 늘지 않으면서 경영이 악화해 2006년 골드만삭스에 매각됐다. 이후 고객 단위를 가족으로 넓혀 지난해 관람객은 1050만명으로 회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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