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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율하락 곳곳서 비명 ‘수출한국’ 빨간불
대기업 비해 글로벌화 낮은 中企 가장 큰 타격…조선ㆍ건설 수주도 빈껍데기 우려

[헤럴드경제=조문술ㆍ박일한 기자]수출기업들이 환율 공포에 떨고 있다.

원ㆍ달러 환율이 세자리 숫자에 바짝 다가설 정도로 떨어지면서 대기업에 비해 글로벌화 정도가 낮은 중소ㆍ중견기업들의 어려움을 특히 가중시키고 있다.

국내 생산비중이 높은 탓에 가만히 앉아서 수출가격이 오르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은 자금 여력이 부족해 수출가격을 마냥 올리지 않고 버틸 수도 없어 환율 하락이 지속될 경우 채산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의 최근 ‘환율변동에 따른 중소기업 영향조사’에 따르면 수출 중소기업의 10곳 중 9곳이 채산성 악화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기업의 91.5%가 환율 하락으로 인한 채산성이 악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중 59.6%는 ‘매우 악화’, 31.9%는 ‘다소 악화’라고 답했다.

수출 중소기업들이 예상한 올해 손익분기점 환율은 달러당 1038.1원, 적정환율은 1086.3원이었다. 1000원이 깨질 경우 수출물량 급감 가능성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최윤규 중기중앙회 정책개발2본부장은 “현재 붕괴에 직면한 달러대비 원화 환율 1000원은 중소기업들에 심리적 마지노선”이라며 “원가절감, 환헤지에 이어 중소기업들이 추가로 쓸 수 있는 카드가 없어 환율문제로 한계상황에 내몰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조선, 건설 등 수주산업도 타격을 입고 있다.

주로 달러표시 수주를 받고 있어 원화 강세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해외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일본과의 싸움도 힘에 부칠 수밖에 없다. 최근 엔화약세를 바탕으로 한 일본 기업이 국내 조선사와 경쟁에서 대형 컨테이너선을 일괄 수주한 것도 이런 이유다.

해외사업을 많이 하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업체들은 올해 평균환율을 1040~1100원으로 예상하고 사업계획을 짰다. 건설업 특성상 단기적 환율변동이 큰 문제는 아니다. 매출의 70~80%를 ‘매칭방식’으로 처리,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환전하지 않고 공사비 등으로 사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원화 강세가 장기화하면 유럽, 일본 등 선진국과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신규 수주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된다.

더욱 염려스런 것은 원화 강세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수출에 의존하는 경제구조여서 환율하락이 미치는 영향은 결국 부진한 내수시장까지 더욱 침체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선 달러 약세로 수입물가가 낮아지는 등 긍정적 효과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수출부진→수익성악화→소득감소→내수침체의 순환고리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원화 절상으로 한국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손상되고 수출기업의 수익성이 악화돼 수출 자체가 줄어들 수도 있다”며 “수출마저 둔화하면 성장동력을 모두 상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freihei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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