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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금 적립금 의혹 고발한 ‘추적60분‘에 특급칭찬
-등록금 사용실체 후속 2탄, 3탄 보도가 필요하다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KBS ‘추적 60분’이 지난 7일 방송한 ‘내가 내는 등록금의 비밀’이 ‘특급칭찬’을 받고 있다. 학생들의 등록금에서 40% 정도를 적립해 무려 4300억원이 넘는 등록금을 적립하고 있는 한 대학교의 실체를 파헤쳐 권력에 대한 감시를 제대로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추적60분’이 보도한 S대는 연간 등록금 수익만 1천억원이 넘는다. 하지만 등록금 환원률(10년 평균 수치)은 전국대학교 평균인 133%에 턱없이 못미치는 78% 정도에 불과했다는 것. 재학생이 내는 등록금이 학생들을 위해 어느 정도 쓰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수치다. 지난해 이 학교에서는 88명의 학생이 학교를 상대로 대학 사상 처음으로 등록금 환불소송을 벌이기도 했다.

‘추적60분’이 취재하면서 만난 S대 학생들은 하나같이 열악한 상황을 호소했다. 하드웨어는 번드레하지만 지원이 안돼 간단한 실습수업조차 어렵다고 호소했다. 수업중 물이 새는 강의실, 컴퓨터 프로그램 수업인데도 프로그램이 안깔려있어 수업을 못듣는 학생, 지난해까지만 해도 창고 같은 곳에서 공연 연습을 하는 연극영화과 학생.


‘추적60분‘은 S대학교가 4천억 원이 넘는 적립금을 쌓은 이유를 추적했다. S대와 같은 재단의 S과학대학교에서 370억원을 들여 지은 대형 컨벤션 센터인 신텍스(SINTEX)와 그 옆에 지어져 있는 호화리조트의 운영방식에 의혹을 제기했다.

컨벤션 센터는 수업 공간으로 활용되기보다는 외부행사 유치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이었다. 학생들은 이 컨벤션 센터에서 수업을 받는 게 쉽지 않았다. 심지어 S 대학교 총장 개인 소유의 호화 리조트에선 컨벤션 센터를 임대해 엄청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것까지 밝혀냈다.

이와함께 S대 총장은 학교 운영 외에도 두 개의 골프장을 건설하는 회사를 거느리며 수백억원의 수상한 대출을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었다. 그 회사는 자본금은 3억 원에 미치지 못하지만 360억 원의 빚을 진 수상한 재정 상황을 가진 것으로 포착됐다. 그런데 대부분의 대출금은 S대 적립금이 예치된 두 은행들로부터 나온 것이었다. 적림금이 담보처럼 쓰여 대출받은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금융전문가들의 조사와 인터뷰를 통해 “적립금이 아니었다면 회사 재정상태만으로는 낮은 금리의 대출을 받기 힘들었을 것이다”는 코멘트도 나왔다.

S대의 등록금 적립금 의혹과 대출의혹 문제를 제기한 이 학교 교수는 파면됐다. 이상훈 교수는 학생들의 등록금이 제대로 사용되지 않은 현실을 고발했지만, 파면을 당해 소송을 위해 노후를 보낼 집을 팔려고 내놨다. 무엇보다 아무런 준비 없이 학생들과 헤어져 아름다운 마무리를 하기를 바라고 있다. 일부 학생들도 부당하게 파면된 교수의 복직을 요구하며 무언의 시위에 가담하며 외로운 싸움에 합류했다.

‘추적60분’은 지난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의 일반증인 채택 예정명단에 사학비리의 혐의를 받고 있는 대학 관계자가 다수 올라와있었다는 비공개 문건에 S대 총장도 포함됐지만 실제 국정감사에서는 증인으로 채택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추적60분’ 취재진은 한 국회의원이 S대 총장을 증인명단에서 빼내려고 로비를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당사자인 김무성 의원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확인해줄 수 없습니다”라고만 말했다. ‘추적 60분‘은 김무성 의원의 딸이 지난해 S대 조교수로 임명됐다는 사실도 함께 전했다.

‘추적 60분’이 이날 보도한 ‘내가 내는 등록금의 비밀’은 사학비리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S대 적립급 의혹에 대한 후속보도가 필요한 이유다. S대에 제기된 의혹들이 어느 정도라도 밝혀져야 다른 대학교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개선의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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