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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울한 불황? 웃겼더니 매출이 치솟네
신토부으리’‘ 아침마다 일어나는 옆머리 반란 진압’‘ 뿌셔먹는 쿠앤크’…
유통업계 ‘FUN 마케팅’ 효자로…코믹 광고 - 재미있는 제품이름 인기
재미 · 친근감으로 소비자 공략 주효…전년동기 대비 倍이상 판매 늘기도


불황으로 현실이 어려울수록 진지하고 무거운 접근보다는 가볍게 웃음을 유발하는 광고가 인기를 끈다. 유통업계는 최근 ‘펀(FUN) 마케팅’을 내세워 불황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 중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코믹 콘셉트를 활용한 광고, 재미있는 유머코드를 심은 제품명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가 지난해 트렌드로 꼽은, 기발한 감성과 상상이 만들어낸 ‘난센스의 시대’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셈이다.

특히 장수브랜드는 새로운 코믹광고로 젊은층 소비자를 공략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샤프란 꽃담초', 팔도 비락식혜의 '으리집 으리음료', 일화 맥콜의 보리무사와 북극곰 (왼쪽부터)

LG생활건강의 ‘샤프란 꽃담초’는 ‘끝’이라는 유행어로 유명한 개그맨 조윤호를 모델로 발탁했다. 세탁 후 빨래에서 나는 꿉꿉한 냄새를 ‘샤프란 꽃담초’로 해결한다는 내용의 TV광고로, 조윤호 특유의 시크한 표정과 코믹한 말투가 웃음을 선사한다.

샤프란 브랜드 마케팅팀 관계자는 “제품 기능과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강조하는 기존 섬유유연제 광고에서 벗어나 재미와 친근감을 주는 유머 광고로 2~30대 공략에 나선 것”이라며 “광고의 인기와 함께 출시 2개월 만에 약 70만개가 팔리는 등 반응이 뜨겁다”고 전했다.

음료 부문은 팔도 ‘비락식혜’를 선두로 최근 코믹 열풍이 가장 거센 곳이다.

‘비락식혜’는 주 소비층인 4~50대를 비롯해 젊은층까지 어필하기 위해 ‘의리’(으리)를 강조하는 영화배우 김보성을 모델로 내세워 만든 광고가 대박을 쳤다. ‘신토부으리’ ‘아메으리카노’ ‘으리집 으리음료’ 등 ‘으리’를 이용한 말장난으로 웃음을 준 ‘비락식혜’는 지난달 광고 방영후 불과 3주만에 유튜브에서 조회수 283만5036회(3일 현재)를 기록했다.

광고 이후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편의점 GS25에 따르면 비락식혜는 광고 이후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04.2%(지난달 17일 광고 이후 2일 현재까지)나 늘었다.

1982년 출시된 일화의 맥콜도 최근 보리무사와 북극곰이 1대1 맞대결을 펼치는 코믹 광고를 선보였다. 맥콜은 1980년대 콜라와 사이다와 어깨를 겨뤘던 과거 전설을 젊은 소비자의 눈에 맞춰 재해석했다. 이번 광고가 나간 뒤 맥콜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가 넘게 상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광고는 물론 제품명에 유머 코드를 넣는 것도 늘어났다. 매달 숱한 신제품이 쏟아지는 뷰티업계는 특히 눈길을 사로잡는 네이밍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매출 상승으로 연결된다.

LG생활건강은 남성 헤어 스타일링 제품 ‘엘라스틴 모르타르’ 6종을 출시하면서 ‘완벽한 신사로 만들어 줄 리젠트 스타일용’, ‘아침마다 일어나는 옆머리 반란 진압’ 등 각 기능에 맞는 센스 있는 문구와 그림을 삽입했다.

에뛰드하우스는 올 여름 아이스크림과 빙수 콘셉트의 ‘플레이 네일’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색상에 맞춰 ‘뿌셔먹는 쿠앤크’ ‘씨없는 수박 아이스바’ ‘빙수지존 딸기빙수’ 등의 이름을 붙였다. 네일 제품뿐만 아니라 립스틱도 ‘부끄러운 코랄’ ‘애태우는 베이지’ 등의 이름을 붙이는 에뛰드는 독특한 네이밍 전략이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에뛰드하우스 관계자는 “재미있는 네이밍은 화장을 즐거운 놀이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자사 마케팅의 일환”이라며 “고객들도 매번 재미있는 제품명에 관심과 기대를 보이며 브랜드를 더 친근하게 느끼곤 한다”고 말했다. 


한석희·오연주 기자/o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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