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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종 청소’ 히틀러 생가 ‘이민자센터’ 로
게르만족 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유대인과 집시족(로마)에 대한 대대적 ‘인종 청소’를 자행했던 아돌프 히틀러의 생가가 ‘이민자 센터’로 탈바꿈한다.

14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는 오스트리아 정부가 히틀러가 태어난 생가를 이민자들을 위한 어학교로 개조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히틀러는 1889년 4월 20일 독일 국경지대의 소도시 브라우나우의 한 여인숙에서 태어났다. 세관 공무원인 아버지가 독일 파사우로 전근하게 돼 이사할 때까지 이 곳에서 3년 간 거주했다.

현재 이 건물에 대한 법적 소유권을 갖고 있는 사람은 이 지역에 거주하고 있는 익명의 여성으로, 2년 전까지 히틀러 생가는 학습장애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복지시설로 사용됐었다.

오스트리아 내무부는 히틀러가 갖고 있는 정치적 상징성 때문에 생가를 어떻게 사용할지를 놓고 내부적으로 고심하면서, 지난 1년 이상 건물 소유주와 용도에 대해 논의를 벌여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여성은 히틀러 생가를 반(反) 나치 기념관으로 재건립하자는 오스트리아 정부의 제안에 반대했으며, 건물에 이 같은 사실을 표시하는 명판을 부착하자는 시 당국의 허가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칫 이로 인해 히틀러 생가가 네오나치나 반파시스트들의 공격을 촉발할 것을 우려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 대신 건물 앞에 이곳이 히틀러 생가임을 적시한 표지석을 놓기로 합의, 현재 작은 표지석이 길거리에 세워져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현지 언론들은 1년여의 정부 노력 끝에 건물 소유주와 오스트리아 정부 간 ‘생가 정상회담’이 마침내 합의점을 찾게 됐다면서, 히틀러 생가가 오스트리아어학원 및 이민자들을 위한 통합 센터로 활용될 것이라고 전했다.

알렉산더 마라코비츠 오스트리아 내무부 대변인은 “이 건물이 갖고 있는 의미를 고려하면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방향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강승연 기자/sparkli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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