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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푼돈 이자에도 ‘묻어놓고 보자’
3년이상 장기예금 10년來 최고
금융불안 지속 투자심리 위축
수신 금리 3% 이하 바닥
저금리 불구 ‘묻지마 예금’ 증가


만기가 3년 이상인 장기예금 규모가 10년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저금리 속 몇 푼이라도 이자를 더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금융불안이 지속되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을 일단 ‘묻어놓고 보자’는 심리도 작용했다는 관측이다.

8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기간별 정기예금 중 만기가 3년 이상인 상품의 총 수신액(말잔 기준)은 2월 현재 15조7247억원이다. 2004년 11월(15조9375억원) 이후 가장 많다.

3년 이상 정기예금 규모는 2004년 4월(19조3340억원) 최고를 기록한 뒤 2006년 2월까지 내리막길을 걸었다.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하반기부터 본격 상승세로 전환됐다가 2009년부터 다시 하락했고, 같은 해 10월 10조9058억원으로 바닥을 찍었다.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다가 2012년 말 14조원 규모를 회복했다. 올 들어선 15조원을 넘어서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기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부동산 경기가 예전만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 그나마 우대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는 장기예금으로 몰리고 있다”며 “이는 반대로 투자자금이 원활히 돌지 않는 ‘돈맥경화’ 현상의 다른 모습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수신금리는 바닥을 뚫을 태세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3월 정기 예ㆍ적금 등 예금은행의 저축성수신상품 금리(신규취급액)는 평균 연 2.60%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6년 이후 가장 낮다. 양도성예금증서(CD) 등을 제외한 순수 저축성 예금 금리는 2.58%로 더 낮다. 최근 자금이 풍부한 은행들이 정기예금 등에 우대 금리를 얹어주는 경우가 줄었기 때문이다.


전국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월 현재 17개 국내 은행들이 출시한 3년 만기 22개 정기예금 상품 중 이자가 3%대인 것은 단 2개 뿐이다. 대구은행의 ‘9988예금과’ 제주은행의 ‘사이버우대정기예금’으로 3.0%로 3%대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나머지 20개 상품의 금리는 2.2~2.9%에 포진돼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프리스타일예금’이 2.2%로 가장 낮고, 부산은행의 ‘e-푸른바다정기예금’이 2.9%로 비교적 높았다.

전체 예금 상품 중 3%대 금리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한은에 따르면 2월 현재 17개 은행의 정기예금 상품 중 98.6%가 1~2% 이자를 지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이 예금은행의 금리수준별 수신 조사를 시작한 2004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3%대는 1.4%에 그쳤고, 4%대 이상 상품은 아예 자취를 감췄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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