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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분당선 개통 유탄?…활기떨어지는 ‘분당 까페거리’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예전의 정자동 카페거리가 아니다. ‘그래도 정자동인데’라는 말로 위로하긴 하지만, 어디 되돌릴 수 있겠나….”

지난 1일 찾은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카페거리. 나들이를 나온 가족, 연인들이 눈에 띄었다. 하지만 정점을 찍었던 2000년대 중반보다는 많이 한산해진 모습이다. 카페거리 인근 분식집에서 만난 이관우(53) 씨는 “카페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지난해 이맘 때쯤에 비해 30%정도 줄었다”면서, “우리의 경우 주고객이 나들이 객은 아니지만, 우리 역시 지난해에 비해 매출이 10%정도 줄었다. 예전 명성의 정자동 카페거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국적인 정취로 신사동 가로수길과 함께 대표적인 데이트코스로 꼽혔던 정자동 카페거리. 신사동 가로수길이 세로수길까지 더해지며 확장을 하는 것에 비해 정자동 카페거리는 수요가 빠져나가면서 활기가 떨어지는 모습이다. 카페거리에서 식당을 하고 있는 이모(42ㆍ여) 씨는“임대료도 빠지지 않는 다고 하소연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4년째 장사를 하고 있는데 우리집 양옆으로 2번 씩, 3번씩 주인을 바꿨다”고 말했다. 인근 닭 요리집 직원인 민모(50ㆍ여) 씨 역시 “매년 상황이 안 좋아지고 있다”면서 “지난해 보다 20%정도 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카페거리가 예전 명성을 잃어가는 것은 유동인구의 분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안민석 FR 인베스트먼트 연구원은 “정자동 카페거리 쇠락에 있어 결정적인 요인은 신분당선 개통 때문”이라면서, “카페거리가 명맥을 유지했던 것은 고급화 전략이었지만 신분당선 개통으로 강남에서 이보다 더 나은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분당 카페거리 일대.

2011년 신분당선이 개통되면서 강남에서 수요가 유입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역으로 분당에서 강남으로 수요가 빠져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근에서 일식집을 하고 있는 이모(42) 씨는 “정자역에서 강남까지 20분이면 간다”면서, “신분당선 개통으로 매출이 눈에 보이게 줄었다”고 말했다.

판교가 정자동 카페거리의 수요를 흡수하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서판교의 아브뉴프랑, 동판교 백현동 카페거리 쪽으로 수요가 이동한다는 것이다. 2005년부터 정자동에서 살고 있다는 A(44ㆍ 여) 씨는 “정자동은 주차를 할 공간이 많이 없어 서판교 카페거리 쪽으로 많이 간다”면서, “곧 있으면 판교 현대백화점 쪽으로 사람들이 더 몰릴 것 같다”고 말했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 팀장은 “새로운 상권이 부상하면 인근 상권을 흡수하게 된다”며, “상대적으로 취약한 정자동 카페거리가 최근 형성된 판교에 흡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선종필 상가레이더 대표 역시 “강남접근성이 해소 되면서 수요가 그쪽으로 많이 빠지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백현동 카페거리 등으로 상대적으로 주차시설이 좋은 쪽으로 사람들이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페거리의 유동인구가 줄어든 것은 상인과 주민들의 체감만은 아니다. 실제로 상권의 척도인 권리금 역시 매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인근 I 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이맘 때에 비해 권리금이 절반으로 줄어 든 곳도 있다”고 말했다.

FR인베스트먼트에 따르면 2009년 6500만원~2억2000만원으로 정점을 찍은 정자 카페거리 상가 권리금은 계속 하락을 하며 현재 3300만원~1억6000만원으로 형성돼 있다.

수요가 강남, 분당 쪽으로 빠져나가면서 예전 만큼의 매출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일부 집주인들은 임대료를 올리며 상황을 더 악화시키기도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분당 까페거리 인근에서 일식집을 운영하는 이모(42) 씨는 “높은 가격에 분양을 받은 일부 집주인들이 임대료를 올리고 있다”면서, “예전보다 싼 권리금을 보고 들어온 상인들이 기대만큼 못한 매출과 오른 임대료 때문에 나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인근 S 공인 관계자는 “경기도 안좋은 상황을 고려못하고 임대료를 올리는 일부 주인들이 있다”고 말했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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