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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광장 - 박종구> 성장잠재력 복원이 시급하다
고령화 · 저출산…산업현장 노쇠
‘중국 프리미엄’도 갈수록 옛말
여성경제활동 촉진 등이 해법
강소기업 키워 제조업도 살려야


저성장이 뉴노멀이 되었다. 지난 10년간 중국, 인도, 터키 등 신흥국가 주도의 고성장시대가 끝나고 글로벌 경제가 대감속시대에 접어들었다. 우리 경제도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투자 위축, 저출산ㆍ고령화 충격, 핵심생산인구 감소 등으로 고전하고 있다. 약화된 성장잠재력을 복원할 해법은 무엇인가.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가장 빠르게 고령화가 진행되는 국가가 되었다. 2018년에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가 된다고 한다. 2017년부터는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다양한 출산 장려책에도 불구하고 작년 합계출산율은 1.19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생산의 중심축인 25-49세의 핵심생산인구가 갈수록 줄어 15-64세 생산가능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 59.2%에서 2013년 53.9%로 낮아졌고 향후 더욱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 생산직의 평균 연령이 48세에 달해 산업현장의 노쇠화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제조업 부문의 지속적인 투자 부진은 특히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1980년대 12.7%, 90년대 9.1%였던 투자 증가율이 2001-2012년에는 3.4%로 급락했다. 2001-2010년 평균 6.7%씩 성장한 제조업은 2011년 이후 2.2%로 떨어졌다. 2011년 이후 저성장의 늪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위 중국 프리미엄도 중국과의 갭이 줄어들면서 빠르게 사라지고 있다. 평균 기술격차가 3.7년으로 줄어들었고 산업별 격차도 반도체 2.4년, 조선 3.1년, 화학 3.9년, 정밀기기 4.1년, 자동차 4.2년으로 몇 년 뒤에는 추월당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으로 고전했지만 도요타, 히타치, 미쓰비시 등 일본 제조업의 경쟁력은 아직도 세계 정상이다. 특히 야심차게 추진 중인 6대 산업 재흥 플랜이 본궤도에 오를 경우 정말 힘겨운 상대가 아닐 수 없다.

성장잠재력 복원은 여성 경제활동을 촉진하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2012년 여성 경제활동률은 54.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1.8%보다 상당히 낮다. 경력단절여성은 전체 기혼여성의 20%인 195만 명에 이르고 있다. 일ㆍ가정 양립을 통해 여성 경력단절을 최소화해야 한다. 직장으로의 리턴맘 정책도 적극 추진해야 한다. 20%에 그치고 있는 경력단절여성의 복귀율은 일본의 1/3, 스웨덴·핀란드 등의 60-70%에 비해 너무 초라하다.

제조업의 경쟁력 강화도 시급하다. 이는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독일 경제의 히든 챔피언인 미텔슈탄트의 신화는 이제 상식에 속한다. 글로벌 강소기업의 48%를 휩쓸고 있다. 우리는 불과 23개로 딜로이트 컨설팅이 선정한 글로벌 제조업 국가 순위 5위가 무색하다. 애완동물 목줄로 유명한 플렉시, 프리미엄 세탁기 명가 밀레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강소기업 육성정책인 월드클래스300이 실효성 있게 추진돼야 한다.

창조경제의 추동력을 높이기 위해 보다 개방적인 이민정책을 추진할 시점이 됐다. 미국은 개방적 이민정책으로 2030년 예상 중위(中位) 연령이 39세로 중국 43세, 러시아 44세, 독일 49세, 일본 52세보다 훨씬 ‘젊은’ 나라가 될 전망이다. 최근 190억불에 페이스북에 인수된 왓츠앱의 공동창업자 얀 코움도 우크라이나 출신 이민자다. 뉴욕시의 거주자 35%가 외국 출생인 반면 베이징의 외국인 비율은 1% 미만이라고 한다. 중국 사회의 폐쇄성이야말로 중국의 잠재적 위기요인이라는 지적은 음미할 가치가 있다.

이민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핵심적 자산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전 경제부총리의 주장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민을 통해 끼 있는 혁신적 인재의 지속적 유입을 도모해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성장잠재력 복원에 올인할 때다.

박종구 한국폴리텍대학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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