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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은의 부재하는 인간..옷과 인간,그 경계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사람은 없는데 옷들이 횡단보도를 부지런히 지나간다. 단정한 정장에 눈부시게 흰 셔츠, 넥타이까지 차려입은 모습이 직장인임에 틀림없다.

공중에 설치된 CCTV를 통해 관망하듯 포착된 거리의 풍경은 분주함 속에 ‘인간의 부재’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영은_극장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112×162cm_2014 [사진제공=갤러리도스]

이 엉뚱한 그림은 화가 이영은의 ‘크로싱’이란 신작이다. 작가는 사람의 몸을 치장해주는 의복에 주목해왔다. 인간 신체와 이를 감싸주는 옷의 상관관계를 성찰하던 그는 “만약 인간이 사라진채 의복만 남게 된다면 어떤 모습일까” 상상하기에 이르렀다. 그리곤 속이 텅 빈 옷들을 그리기 시작했다.

일거리가 잔뜩 쌓인 컴퓨터 앞에 쓰러져 잠든 옷, 만화책을 읽다가 드러누운 옷, 비스듬히 앉아 스크린 속 영화에 주목하는 옷 등은 현대인의 빡빡한 일상을 가만히 유추하게 만든다. 

이영은_crossing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90×60cm_2014 [사진제공=갤러리도스]

이영은은 ‘ Pinktie’라는 타이틀로 오는 4월23일부터 서울 종로구 삼청동 갤러리도스에서 개인전을 연다. 현대사회의 기표에 해당되는 넥타이에 주목한 그림 등 다양한 신작 회화가 내걸린다. 전시는 29일까지.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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