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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경미화원의 걸레질도 작품이 될까
국제갤러리서 김홍석 개인전
#일용직 노동자가 8시간 동안 도화지에 가로선, 세로선을 그려 완성한 그림.

#작가가 색칠한 캔버스 표면을 청소 아줌마가 두어시간 동안 손걸레질로 닦아내 얻어낸 그림.

과연 이 두 케이스는 ‘작품’일까 아닐까.

미술에 대한 선입견에 대해 비평적 질문을 꾸준히 제기해 온 작가 김홍석(50)의 개인전 ‘블루 아워스(Blue Hours)’가 서울 삼청로 국제갤러리 2관에서 열린다. 이번 참여 작품은 김홍석이 일용직 노동자를 고용해 제작한 신작들이다. 2011년부터 배우, 도슨트, 비평가를 통해 관객에게 작품의 설명을 전달했던 프로젝트인 ‘사람 객관적(People Objective)’시리즈와 맥락을 같이한다.

1950년대 앤디 워홀이 자신의 작업실을 ‘팩토리’라 부르며 어시스턴트를 고용해 작업했고, 이제는 이같은 방식이 엄연한 ‘작품활동’으로 용인된다. 하지만 이 어시스턴트가 전문적 미술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닌 일용직 노동자라고 해도 사회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 작품을 제작(생산)한 사람은 이것이 예술활동인 줄 모르고, 이것이 어느정도 가치를 갖게 될지도 모른다. 다만 정해진 시간 상대적으로 편안한 노동 강도에 행복해 하며 스투디오를 떠났다. 작가도 자신이 원하는 그림을 얻어 행복하다. 모두가 행복한 상황에서 불편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작가가 만들어야 예술작품’이라는 관념에 위배되기 때문일 것이다. 

김홍석‘ MOP-131014 걸레질-131014’, 나무에 우레탄 페인트, 121×121㎝, 2013. [사진=국제갤러리]

작가는 “일반적 관점에서 보면 이러한 지시는 ‘철학’에 근거한 것이고 ‘생산’과 결과물에 대한 ‘유통’과 ‘소비’는 경제학과 관련있다. 이것은 분명히 미술이 아닌데 미술로 소비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미술이 생산, 유통, 소비되는 관습적 구조에 대한 날선 비판이다. 5월 11일까지.

이한빛 기자/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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