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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용건-하정우 부자, 참 흥미로왔죠” 작가 이원희가 그린 초상화
[헤럴드경제=이영란 선임기자] 초상화 부문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이고 있는 작가 이원희(58)가 배우 김용건-하정우 부자를 그렸다.

이원희(계명대 미대 서양화과 교수)는 초상화 전시를 준비하면서 올초 유명스타를 한두명쯤 그리고자 했다. 이에 갤러리 측과 협의한 끝에 김용건-하정우 부자를 그리기로 하고, 지난 2월 서울 반포의 집으로 찾아갔다. 많은 스타들의 이름이 후보로 오르내렸지만 두 사람이 압도적인 차이로 최종후보로 결정됐다.

이원희는 “워낙 두사람이 요즘 잘 나가고 있어서 시간을 맞추기 어려웠다. 초상화 작업을 하려면 적어도 인물을 두세번쯤 만나 그 사람의 진짜 모습과 개성, 내면을 파악해야 하는데 이들 부자는 한차례 밖에 만나지 못했다. 하지만 워낙 자연스럽고, 털털하게 포즈를 취해줘서 원하는 이미지를 곧바로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 작가는 특히 아버지 김용건의 유머가 특별했다고 전했다. 전혀 예기치 않은 대목에서 재기 넘치는 말을 툭툭 던지곤 해서 분위기가 더없이 좋았다는 것. 아들 하정우는 말수는 적었지만, 아버지의 의표를 찌르는 유머에 환한 표정을 짓곤 했다고 전했다. 

이원희 ‘김용건-하정우 부자’. 2014. 유화. 97x162cm. [사진제공=가나아트]

이원희는 초상화 작업을 할 때 몇가지 원칙이 있다. 살아있는 사람의 경우는 반드시 만나서 당사자를 꼼꼼히 관찰한 후 작업한다는 점이다. 작고한 이를 그릴 때는 할 수 없지만, 살아있는 사람은 본인을 만나는 걸 원칙으로 하고 있다. 사진만 놓고 인물을 그릴 경우 생생함이 잘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화를 나누며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때 사진을 찍는다. 여러 장의 사진 중 가장 끌리는 것을 골라 이를 스케치로 옮겨 본 다음, 유화 작업을 하는 순서로 일한다.

작가는 “처음 만났을 때의 팽팽한 긴장감, 어색함이 대화를 나누며 풀어졌을 때 얼굴사진을 찍는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카메를 들이대면 얼굴이 굳는다. 좀 더 멋지게 보이고 싶어서 표정이 경직되는 것이다. 그런데 김용건-하정우 부자는 반대였다. 입꼬리가 ‘싸악’ 하고 올라가며 무척 자연스러운 표정을 짓더라. 특히 하정우는 턱을 괴고 카메라를 응시하는 모습이 더없이 생생했다. 그야말로 ‘살아있네~’하고 외치게 만드는 표정이었다“고 했다.

이후로 이원희는 일사천리로 두 사람을 가로 1.6m 길이의 화폭에 옮겼다. 김용건-하정우 부자의 초상을 비롯해 각계 인물을 그린 이원희의 초상화가 오는 11일부터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갤러리 전관에서 전시된다.
‘이원희의 초상 The Classic’이란 타이틀로 4월 30일까지 열리는 전시에는 초상화(유화) 50여점 외에, 크로키 20여점 등 총 80점의 작품이 내걸린다. 입장료 성인 3000원.  02)720-1020 

yr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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